영국 정부는 지난달 21일(현지시각) 약 7개월 동안 각고의 노력 끝에 구축한 ‘범정부 공공 데이터 개방·공유 포털(data.gov.uk)’을 공식적으로 열었다.
영국 시민은 누구나 현재의 ‘data.gov.uk’ 베타 버전에서 무료로 원하는 정보와 데이터를 쉽고 편리하게 검색하고 활용할 수 있다. 이 포털에는 정부 부처와 기관이 업무를 수행하면서 만들고 보유했던 도로, 교통, 항만, 범죄, 재난·재해, 주택, 환경, 의료 등에 관한 2500여 건의 방대한 데이터가 저장됐다.
이 포털은 지난해 6월 추진 계획 발표 때부터 웹의 창시자로 존경받는 팀 버너스 리의 참여로 세계적 관심을 받았다. 실제로 자신이 만든 웹을 모든 이가 무료로 쓸 수 있도록 공개했던 버너스 리의 철학에 따라, 이 포털은 최대한의 원 자료가 데이터베이스(DB)화되고 다양한 개방형 애플리케이션이 연계된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그는 더욱 원활하게 데이터를 검색하고 검색된 데이터가 사용자의 기기에 손쉽게 전달될 수 있도록 시맨틱 웹 기술과 링크드 데이터(Linked Data) 포맷을 적용했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이 포털의 벤치마킹 모델로 미국의 연방 정보 공개 포털(data.gov)을 선택했다. 이는 지난해 세계적 화두로 부상한 ‘투명하고 책임감 있는 열린 정부(Open Government)’를 구현하기 위해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했던 야심만만한 첫 프로젝트였다.
사실, 영국 정부는 오바마 미 대통령이 혜성처럼 등장하기 전인 2007년부터 ‘범정부 차원의 정보 재활용 전략(POI:Power Of Information)’을 수립하고, 시민의 온라인 정책 참여(Show Us A Better Way) 사이트에서 공공 정보의 생산·유통·재활용을 통한 가치 창출 방안을 심도 있게 고민했다. 영국을 세계 디지털 경제의 중심으로 만들겠다는 ‘디지털 브리튼(Digital Britain)’ 전략에서도 온라인 정보 공유와 경제 가치에 대한 영국 정부의 탐구 정신은 빛났다. 이런 끈질긴 노력과 시행착오 끝에 비로소 지난해 12월, 브라운 영국 총리는 “IT를 제대로 활용해서 시민도 경제도 웃게 만드는 ‘더 똑똑한 정부(smarter government)’를 만들겠다”는 구체적인 실행 전략을 전 세계에 주창할 수 있었다.
똑똑한 정부가 되는 세 가지 실천 목표 중 ‘시민과 시민 사회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대표적인 전략 프로젝트로 추진된 ‘data.gov.uk’의 구현으로 영국 정부는 시민뿐만 아니라 영국 기업들의 서비스·산업 발전에 유용한 가치를 제공해 국가 경제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케임브리지대학은 현재 판매되는 공공 정보를 무료로 공개할 때의 실질적인 경제 효과가 한 해에만 무려 1억6000만파운드(약 3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영국 정부와 버너스 리는 앞으로 수개월간 ‘data.gov.uk’에 공식 소셜 네트워킹 참여 채널과 온라인 포럼을 개설해 시민과 기업 및 개발자들의 실시간 의견과 불만, 데이터 수요에 대한 피드백을 수렴해 지속적으로 포털을 갱신할 예정이다. 또 베타 버전에 참여하지 못했던 지방 정부·기관으로 범주를 확대할 계획이다.
박선주 한국정보화진흥원 선임연구원 sjpark@nia.or.kr
제공: 행정안전부·한국정보화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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