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대처에 전세계가 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실제 행동으로 옮겨지는 속도는 매우 더디다.
지난해 12월 코펜하겐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세계 100여개국 정상들이 참석해 교토의정서 이후에 대비한 구속력 있는 협약 체결을 시도했지만, 사실상 무산된 이유는 온실가스 배출 규제를 둘러싼 각국의 이해 관계 때문이었다.
국가 뿐 아니라, 산업들도 마찬가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기후변화 관련 입법을 추진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 중의 하나가 석유.석탄 관련 업계의 로비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같이 난항을 겪고 있는 기후 변화 대처 문제가 흡연 피해 인정과 마찬가지로 법원의 판결을 통해 큰 획이 그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알래스카의 작은 섬 키발리나 주민들의 소송 사건이 그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전했다.
호텔도, 레스토랑도, 영화관도 없는 인구 400명의 이 조그만 에스키모 섬은 현재 엑손 모빌, 셸 오일 등 미국의 거대 정유.전력업체와 석탄업체 20여곳을 상대로 무려 4억 달러의 집단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업체가 발생시키는 온실가스로 인해 빙하가 녹아 내리면서 이 섬의 침식이 가속화 되고 있고, 강풍이 불면 온 마을이 곧바로 피해에 노출되기 때문에 안전한 곳으로 이주할 수 있도록 모든 비용을 제공하라는 것이 주민들의 요구다.
주민들은 이 거대기업들이 온실가스를 배출한 책임 뿐 아니라 잘못된 홍보를 통해 지구 온난화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심어준 책임도 함께 묻고 있다.
이 소송은 지난해 10월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의 법원에서 기각 당했지만, 주민들은 항소를 준비하고 있다.
NYT는 최근 몇 달동안 기후변화와 관련해 지방법원에서 내린 판결들이 항소심에서 잇따라 뒤집히면서 소송을 계속 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고 있는 것은 키발리나 소송에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코네티컷에서 환경 변호사들이 미국의 8개주 및 뉴욕시의 검찰과 합세해 5개 정유회사를 상대로 진행중인 지구 온난화 피해 소송과 미시시피주에서 해변 부동산 소유주들이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피해를 증폭시킨 것은 기후변화 때문이라며 관련 산업을 상대로 낸 소송이 모두 지방법원에서는 기각됐지만, 항소심에서 이들이 계속 소송을 진행할 수 있도록 판결을 번복했다는 것이다.
NYT는 “과거 거대 담배회사를 상대로 한 집단 소송들이 초기 단계에서는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하다가 결국 중대한 대법원의 판결이 내려지면서 회사들이 엄청난 피해 보상을 할 수 밖에 없게 됐고, 정부의 흡연 규제도 강화됐다”면서 “법원이 이제 기후변화 이슈의 전쟁터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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