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정미연(32)씨는 운전대를 잡으면 먼저 블랙박스가 작동되는지 살펴본다. 며칠 전 앞차가 뒤로 밀리면서 범퍼에 부딪혔지만 상대편 남성 운전자는 오히려 화를 내며 정씨의 잘못으로 몰아세웠다. 덩치크고 기운 센 상대가 다짜고짜 정씨에게 폭언을 하며 억지주장을 펴니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바뀔 뻔한 상황. 기댈 것은 목격자가 전부이지만 주변에 거들어줄 사람은 없다. 그러나 정씨가 블랙박스가 촬영한 장면을 보여주자 상대 운전자는 곧바로 “잠시 착각했다. 미안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여성운전자들이 핸들을 잡으며 겪는 난처한 상황들은 정씨의 경우를 포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이럴 때 차량용 블랙박스는 잘잘못을 가려주는 심판 역할 뿐만 아니라 든든한 후견인이 된다.
교통사고나 운전 중 시비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일어난다. 정황증거가 확실하지 않으면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기도 한다. 비단 여성뿐 아니라 대다수 운전자들에게 블랙박스가 필요한 이유다. 내비게이션처럼 자동차 필수품으로 자리 잡아가는 블랙박스. 어떤 제품을 어떻게 골라야 할까.
◆車 블랙박스, 뭣에 쓰는 물건인고? = 블랙박스는 보통 항공기에서 많이 사용되는 장치. 항공기의 기동 및 운항 등 다양한 정보들을 실시간으로 기록해둠으로써 사고가 발생했을 때 당시 상황을 알 수 있게 돕는 장치.
차량용 블랙박스도 항공기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차에 올라 시동을 켜고, 목적지에 도착해 시동을 끌 때까지의 모든 상황을 영상과 음성으로 녹화, 보관한다. 초기에는 그저 전방 주행방향만을 촬영하고 GPS를 통해 위치 정보를 함께 저장하는 1세대 제품이 전부였다. 하지만 요즘 등장하는 2세대 제품들의 경우 2개에서 4개의 영상을 동시에 기록하는 다채널 제품도 나와 있다. 또 자체 디스플레이를 통해 현장에서 기록된 영상을 즉각 확인할 수 있는 제품도 있으며, PC가 없어도 A/V 출력을 통해 TV와 같은 영상가전기기로도 촬영된 영상을 확인할 수 있는 제품도 있다. 뿐만 내비게이션이나 하이패스 단말기와 일체형으로 제작된 제품들도 있다. 주행과 주차시에 차량 도난 및 해코지 방지 목적으로 감시용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간단하고 조그만 게 좋다= 그럼 어떤 게 나에게 필요한 제품일까? 자동차 블랙박스의 구조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영상을 기록하는 카메라와 그 정보를 저장하는 본체로 나뉜다. 카메라 수에 따라 1채널, 2채널, 4채널로 구분한다.
가격대로 보면 10만원대부터 4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카메라와 저장장치만 있어 영상을 확인하기 위해 컴퓨터 등 외부 장치를 이용해야 하는 소형 제품이 10만원대, 자체 LCD 창이 있어 현장에서 직접 화면을 확인할 수 있는 제품이 20만원대다. 여기에 실외뿐만 아니라 실내까지 찍을 수 있고, 별도의 배터리를 이용해 주차 중 주변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제품은 30만원 수준. 긴요하긴 하지만 따로 장만하기에 부담스러운 가격대다.
요즘은 블랙박스와 내비게이션이 점점 통합되는 추세다. 따라서 블랙박스에 지나치게 큰 비용을 들이는 것은 섣부르다. 기본기능에 충실하면서 부피가 작아 시야를 덜 가리는 컴팩트형을 구입해 사용하는 것도 지혜로운 방법이다.
차량용 블랙박스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전방 촬영만 가능하면서 가격도 저렴한 제품으로 충분하다”며 “더 다양한 기능이 필요하다면 2세대 제품들을 검토해 볼 만 하다”라고 조언한다.
관련사이트는
http://shoop.co.kr/shopuser/goods/productView.html?code=ff28f1f4ce
전자신문인터넷 이유경기자 lyk@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