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도 전략적 동반자 관계 ‘구체화’ 관건

정부가 인도와 맺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실천할 첫 타자로 IT와 과학기술 분야를 선정했다. 양국이 맺은 31개의 세부 협력 항목 중에서 가장 구체적이고 실천적 의지가 담겨진 분야가 바로 IT와 과학기술 분야다. 이명박 대통령이 인도 순방에 앞서 ‘IT 대항해 시대’를 천명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급성장하는 인도와 경제·산업·정치 분야에서 협력해 신아시아 외교를 완성해야하는데, 그 첫 주체가 바로 IT와 과학기술 분야라는 판단 때문이다.

◇체계화·구체화된 협력 내용=인도와의 협력은 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맺은 ‘평화와 번영을 위한 장기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그 기반을 닦았다. 당시에도 IT·과기 분야가 포커스가 맞춰져 과학협력프로그램이나 IT인력교류센터 등이 세부사항에 포함됐다. 그러나 6년여가 지났지만 전방위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했거나 이렇다할 결과물을 내놓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다만 최근 플라즈마를 이용한 석탄가스화학복합발전에 양국 연구팀이 성공해, 상용화 준비를 시작한 것은 그나마 성과물로 꼽힌다.

정부는 이 때문에 이번 협약에는 보다 세부적인 내용을 담았다.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이 발효됐고,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된 만큼 체계화·구체화를 시키는 데 중점을 뒀다. 1000만달러 과학기술 공동 연구기금 출연을 비롯해, 기금을 투입할 공동 연구 분야로 로보틱스 엔지니어링, 재생에너지, 생명공학, 수자원 및 환경, 정보통신공학 등 구체적으로 적시됐다. 우주 기술의 협력, 원자력 협력 증진을 위한 제도적 틀 구축 합의 등이다. 전자정부 구축에 우리 SW 기업 참여 등도 명문화한 것은 진일보했다는 평가다. 어떤 IT 분야를 추가로 협력할 것인지를 논의하는 공동 작업반 설치도 포함됐다.

◇중장기 항해길 터줄 조타수 필요=정부는 이번 협약을 통해 양국의 교역 규모를 2014년까지 300억달러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IT와 과학기술 분야가 해야할 일이 아주 많다. 전자정부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우리나라가 기선을 잡고 있는 와이브로, 온라인·모바일 게임 같은 새로운 시장이 열린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이같은 시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여전히 불투명한 현지 시장에 대한 예측과 규제 및 진입 장벽을 제거해야하는 난제들을 정부가 나서 해결하고 길을 터줘야한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가진 수행 경제인들과의 간담회에서 “어떤 나라에 진출하더라도 기업이 중심이 되는 것이고 정부는 뒷받침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기업이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정부가 조타수 역할을 해야한다. 대표적 사례가 인도 정부의 3G 주파수 경매 연기와 포스코 제철소 건설을 막은 사법적 문제들이다. 예측 불가능한 것들이 기업의 발목을 잡았던 것이다. 정부가 해야할 일들이 남았다는 게 이 때문이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인도와의 협정이 구체적 성과물을 내올 수 있도록 각 부처와 협정 항목별로 점검 회의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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