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금융산업 규제책을 발표할 것이라는 소식에 국내증시의 연초랠리에 제동이 걸렸다.
지금껏 코스피지수는 잇따른 해외 악재에도 꿋꿋하게 버티며 1,720선까지 고점을 높였다. 이런 상황에서 무게감이 있는 악재가 더해지자 ’울고 싶은데 뺨 맞은 격’으로 큰 폭 조정을 받는 모습이다.
22일 국내증시에서 코스피지수는 30포인트 이상 밀리며 1,690선 부근으로 내려앉고 있다.
장중 1,683선까지 밀렸다가 오전 10시 56분 현재 1,690선을 간신히 회복했지만, 추가로 낙폭을 줄이지는 못하고 있다.
국내증시의 버팀목이었던 외국인이 강한 순매도로 돌아섰다. 투신을 중심으로 기관이 순매도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외국인마저 매도에 나서자 수급 기반이 취약해진 것이다.
아시아권 증시도 동반조정을 받고 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27%, 대만 가권지수는 1.74% 하락 개장했다.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는 2.72% 하락세로 오전장을 마감했다.
미국의 상업은행이 레버리지(차입투자) 규제를 받으면서 글로벌 유동성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미 상업은행 규제의 충격에 글로벌 증시가 다소 과도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며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레버리지를 한차례 줄였기에 추가적인 위축으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국내증시의 자체적인 조정 요인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9일 1.56포인트 소폭 ’숨고르기’ 한 것을 제외하면 지난 14일 이후 랠리를 지속했다. 전날 1,722선으로 올라섰지만 1,720선이 국내증시에서 저항선으로 작용했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상승탄력을 확보하기는 어려웠다는 것이다.
대우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미 금융주 실적부진, 그리스 재정적자 문제 등에서도 시장이 잘 버텨왔기에 과열 부담이 있었다”며 “여기에 중량감이 있는 악재가 추가되면서 조정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코스피지수의 상승추세가 훼손됐다기보다는 단기조정을 거쳐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김세중 팀장은 “조만간 발표되는 애플이나 야후 등 IT종목의 실적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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