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인터넷전화기 직접 제조한다

 삼성전자가 인터넷전화기를 직접 생산한다. 그동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통신사업자에 공급해왔던 방침에서 선회하자 전문업체들이 바짝 긴장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SK브로드밴드에 무선랜(와이파이) 인터넷전화기를 공급하기 위해 독자 개발은 물론이고 생산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는 이미 첫 제조 물량 공급을 위해 SK브로드밴드와 최종 마무리 협상을 진행 중이다.

 와이파이 인터넷전화 시장이 커짐에 따라 직접 제조에 따른 수익성이 보장될 것이라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SK브로드밴드도 유럽 전기통신규격협회가 정한 덱트(DECT) 방식만 공급해 왔으나 앞으로 IP 기반의 와이파이 인터넷전화기 공급을 늘려갈 계획이다. KT도 덱트 방식의 인터넷전화기만 공급해오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와이파이 방식의 인터넷전화기 공급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삼성전자가 KT나 유선방송사업자(SO) 등에 납품하던 인터넷전화기는 전량 협력업체에서 OEM으로 공급받아 왔다.

 삼성전자는 와이파이 인터넷전화기 직접 제조에 나섬으로써 IP교환기는 물론이고 단말까지 전체 인터넷전화(VoIP)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된다. 삼성전자는 내부에서 경영전략 발표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향후 생산 규모 등 세부적인 사업계획은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지만, 상반기에 와이파이 인터넷전화기를 생산할 계획”이라며 “전체 제품 포트폴리오를 완성해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삼성전자의 전략에 인터넷전화기 제조업계는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협력업체는 공급물량 감소가 불가피하며, 경쟁업체들도 삼성전자의 직접 제조에 당황하는 모습이다. 특히 인터넷전화기 제조업체 대부분이 중소기업이어서 삼성의 진출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기존에 삼성전자에 인터넷전화기를 OEM으로 공급하던 업체 중에 해당 사업을 접거나 축소하는 방안까지 고려하는 곳도 있다.

 중소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삼성전자가 OEM 형태로 시장에 참여했지만, 직접 제조하는 것은 의미가 다르다”며 “MP3플레이어 시장과 같은 상황이 재연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서동규·홍기범기자 dk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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