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모녀 영화인 ‘애자’의 뒤를 이어 또 한 편의 모성애 자극 영화가 개봉됐다. 영화 ‘웨딩드레스(권형진 감독)’는 사랑스런 딸을 남겨두고 가슴 아픈 이별을 하는 엄마의 이야기다. 얼마 전 임신한 배우 송윤아가 엄마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새해 극장가에는 설경구 주연의 ‘용서는 없다’도 개봉돼 부부의 관객 모으기 경쟁도 볼 만한 관전 포인트다.
딸 소라(김향기 분)를 홀로 키우는 엄마 고운(송윤아 분) 앞에 어느 날 불행이 닥친다. 위암 판정을 받은 고운은 가슴을 치는 고통 속에서도 딸 앞에선 씩씩한 척한다. 딸에게 해주고 싶은 것은 너무 많지만 남은 시간이 너무 짧다. 디자이너인 엄마는 그래도 제일 잘 하고 꼭 주고 싶었던 한 가지를 고른다. 그것은 엄마가 만든 세상에 단 하나뿐인 웨딩드레스. 결혼식을 지켜보지 못하는 대신 딸에게 줄 마지막 선물로 웨딩드레스를 선택한 고운은 아픈 몸을 이끌고 한 땀 한 땀 정성스럽게 드레스를 만든다.
특히 아역답지 않게 차가운 표정 연기를 소화해낸 소라 역 김향기의 연기도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불치병에 걸린 엄마와 어린 딸의 이별 이야기는 특별히 새로울 게 없는 익숙한 소재지만 영화는 결코 무겁지 않게 흘러간다. 오히려 아무렇지 않게 태연히 지내는 둘의 에피소드들이 더 슬픔을 자아낸다.
이동인기자 di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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