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혁신, 경기도가 뛴다] (상)지자체 과기정책 선도모델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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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 독특한 과학기술 정책이 주목받고 있다. 과거 중앙정부 정책을 모방하던 수준에서 벗어나 독자적 색깔을 내고 있다. 광교테크노밸리를 조성해 △나노소자특화팹센터 △경기바이오센터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을 설립하는 등 자체 과학기술 인프라를 속속 구축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경기과학기술센터를 경기과학기술진흥원으로 독립시켜 도내 과학기술 정책의 허브로 육성할 계획이다. 과학산업국 신설도 적극 검토하는 등 지역 특색에 맞는 경기도만의 과기정책 추진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과학기술 혁신을 위해 뛰고 있는 경기도의 과기정책을 경기과학기술센터를 중심으로 3회에 걸쳐 조명한다.

 경기도의 과학기술 기반 IT산업은 대한민국 IT산업의 축소판이라 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이는 교육과학기술부가 펴낸 2008년도판 과학기술연감만 봐도 알 수 있다. 이에 따르면 전국의 기업과 대학들이 투자하는 연구개발비의 약 39.2%(12조2600억원)가 경기도에서 집행됐다. 인력도 전체 연구인력의 33.1%(9만5000명)가 경기도에 몰려 있다.

 경기도에는 삼성전자·LG전자·현대기아자동차·하이닉스·LG필립스 등 국가 주력산업을 이끄는 주요 대기업이 대거 포진, 이들 대기업을 중심으로 국내 전체의 40%에 육박하는 중소 협력업체들이 모여 있다.

 정부는 물론이고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경기도의 과학기술 정책에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최근 정부가 ‘제3차 지방과학기술진흥종합계획’을 수정하면서 과학기술진흥정책의 무게중심을 지자체로 전환, 경기도의 과기 정책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연다’는 경기도의 정책 구호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김문수 도지사가 틈만 나면 “독자적인 과학기술 정책 추진배경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는 구호”라며 경기도의 위상을 강조해 온 것도 이 같은 배경에 기초한 것이다.

 경기도 과기 정책의 특징은 기업 수요 위주라는 데 있다. 중앙정부가 원천 기술과 신성장 동력인 신기술을 중심으로 거시적 밑그림을 그린다면, 경기도는 곧바로 사업화할 수 있는 상용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과학기술과와 경기과학기술센터를 중심으로 전략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광교 및 판교테크노밸리 등 인프라 조성에도 적극적이다. 이 뿐만 아니라 △기업중심 기술개발과제 추진 △전략 분야별 산업혁신클러스터협의회(IICC:Industry Innovation Cluster Committee) 지정 △해외 우수 연구기관과 국제공동연구 사업 등 기업에 실질적 혜택을 줄 수 있는 지원사업도 펼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상반기 중에 경기과학기술센터를 경기과학기술진흥원으로 독립시켜 도내 과기 정책을 추진하는 컨트롤 타워로 육성할 방침이다.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 출범하면 그동안 여러 산하기관이 나누어 수행하던 기술과제 개발 및 지원 사업 등을 보다 체계적이고 짜임새 있게 추진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이장재 선임본부장은 “일본과 영국 등은 지역에서 주도적으로 사업추진계획을 세우면 중앙정부가 이를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기초과학이나 거대과학은 중앙정부가 담당하고, 경기도 등 지방자치단체는 지역의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현장의 기술혁신을 지원하는 것이 지향해야 할 정책방향”이라고 밝혔다.

  수원=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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