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을 아우른 회원 저변 확대와 국내외 학술 교류 활성화를 통해 학회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리려 합니다. 나아가 이제는 학회가 정부 로봇 정책 수립과 추진 방향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한국의 대표적 로봇 브레인이 돼야 한다고 봅니다.”
이장명 신임 한국로봇학회장(54·부산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의 각오다. 그는 지난해 말 제5대 한국로봇학회장으로 선출돼 지난 1일부터 학회장 활동에 들어갔다.
이 회장은 학회 설립 후 지난 7년여간의 활동과 현재 위상을 묻는 질문에 “그간 학회가 귀족학회, 수도권 학회라는 이미지에 국제교류에만 치중한다는 지적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재임 기간 동안 지역 로봇학자와 산업계 전문가 등 전국으로 학회 문호를 넓히고, 국내외 교류 등 다양한 활동을 벌여 학회의 역량을 확대 강화시켜 나가는데 역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그동안 한국로봇학회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서울대 등에 소위 ‘일류대’ 재직 교수가 도맡아왔다. 지역 대학 교수로서 학회장을 맡은 것은 부산대 교수인 그가 처음이다. 지난해 회장으로 추대된 배경에도 학회 저변을 넓혀야 한다는 내외부의 목소리가 어느 정도 깔려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회장 선출을 전후로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경남대와 영남대, 충남대, 동명대 등 지역 대학의 교수를 대거 이사 및 회원으로 추천해 합류시킨 일이었다. 또 지난해 학회 지부로 첫 개설된 호남지부에 이어 조만간 영남지부도 만들 계획이다. 이 회장은 “명목상의 5명의 부회장 산하에 임무를 맡은 이사들을 배치시켜 부회장마다 책임과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책임 부회장제를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로봇학회장으로서 이 같은 그의 활동과 계획은 부산대 교수라는 현 신분도 작용했겠지만 무엇보다 로봇산업과 육성, 관련 기술개발 등이 특정 지역에서 주도하거나 독점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국가 전체의 신성장 동력분야라는 소신에서 나온 것이다. “마산 로봇랜드는 마산만의 로봇랜드가 아니고, 인천 로봇랜드도 인천만의 로봇랜드가 아니다. 정부와 해당 지지체, 그리고 인근 지역 산학연관이 모두 힘을 모아 성공적으로 조성해야 할 국가적 공통 현안 사업”이라는 말에서 이 같은 그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 로봇산업 방향에 대해 한마디 던지며 인터뷰를 마쳤다. “그동안 로봇산업을 위한 정부 정책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고 봅니다. 이제는 그간 역점을 둔 인프라 구축을 넘어 킬러 애플리케이션이라는 완제품과 상용화를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궁극적 목표인 지능형 로봇을 향한 중간 단계이자 발판으로서 국방로봇, 의료로봇, 해양로봇 등 지역 중심의 분야별 특화 기능성 로봇과 관련 기술 개발이 중요합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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