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중물이란 펌프에 넣은 한 바가지 물이 땅속 깊은 지하수를 끌어올리기 위해 마중 나간다는 의미다. 마중물은 순수 우리말이다. 귀한 손님을 마중나가듯, 땅속 깊이 있는 생명의 물을 마중 나간 한 바가지의 물을 말한다. 그 덕분에 깊이 잠들었던 지하수가 대지 위로 펑펑 솟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먹거리·마실거리가 넘쳐나는 풍요로운 시대를 살고 있으나 단절과 고립 그리고 이기주의 덫에서 신음하고 있다. 불통(不通)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충효를 바탕으로 한 유교적 인간관계, 군대식 명령복종 관계는 더 이상 먹히지 않는 것이다. 부부, 부모와 자식, 친구, 상사와 부하, 동료 그리고 세대 간의 소통이 먹통이 되고 있다. 지금 이 땅에 살고 있는 어느 누구도 이러한 불통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가족, 조직, 사회 어디에도 속시원한 소통의 현장을 발견하기 어렵다. 가슴 찡하거나 통쾌하고 호쾌한 삶을 느끼지 못한 채 팍팍한 현실을 어렵게 살아가고 있다. 사람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도, 이러한 마중물이 필요하다. 소통의 마중물은 상대의 무한한 잠재력을 끌어내는 따뜻한 작은 손이다. 불통의 시대를 헤쳐나갈 책임은 바로 이 땅에 살고 있는 우리의 몫이다. 소통의 시대를 열어 가려면 우선 마중물의 참된 의미와 미덕을 알고 있어야 한다.
소통의 마중물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핵심요소를 갖고 있다.
첫째, 비움, 둘째, 오감과 육감으로 알아채기, 셋째, 상대확인이다.
우선 나부터 비워야 한다. 나를 비워야 그만큼 상대의 마음을 담을 수 있다. 나를 비워야 통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내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고 나의 오감과 육감은 더욱 예민해진다. 이러한 오감과 육감으로 집중하면 상대의 마음까지 읽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에게 물어보고 확인받거나 또는 상대의 긍정적 반응을 보고 나서야 비로소 소통은 완성되는 것이다. 소통도 마중물처럼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상대방이 있기 때문에 존재한다.
마중물은 수용성을 갖고 있다. 일방적으로 떠들어대는 것이 아니라 조용히 받아들이는 것이다. 상대방을 온몸으로 천천히 받아들이는 것이다. 오감과 육감을 동원해 온몸으로 느끼면서 내 몸과 마음 속에 상대의 마음까지 담아 넣는 것이다. 또 마중물에는 기다림이 필요하다. 기다림은 느림이다. 모든 일에는 시간이 걸리고, 변화무쌍한 세상에서 펼쳐지는 일에는 우여곡절과 희비가 교차하는 법이다. 그래서 인내의 위력이 더없이 필요한 것이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상대를 무시하고 자기주장만 하는 고집불통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말을 주고받는 기술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는 상대에 대한 믿음일 것이다. 왜냐하면 상대를 믿지 못하면 소통의 첫발을 시작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믿음을 갖고 소통의 마중물을 가까운 사람부터 부어 주자.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소통의 기본을 새롭게 배워야 한다. 개인도 기업도 새로운 소통방식인 마중물로 재무장해 지금 이곳 불통의 현장을 나도 통하고 당신도 통하는 ‘통통 세상’으로 만들어 가자.
강정환 에이치유서비스 대표 tikang21@para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