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프리미엄 가전제품에도 ‘가전하향(家電下鄕)’ 정책을 전격 도입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를 비롯 외국 IT기업들의 정책 수혜를 누리게 될 전망이다.
10일 KOTRA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재정부는 이달 1일부터 가전하향제품 가격 상한선을 지난해보다 두배 가량 대폭 확대했다. 이 조치는 중국 정부의 소비 진작책인 가전하향의 가격 상한선이 낮아 자국산 제품만을 지원한다는 외부의 비판을 받아들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적용 대상 제품의 가격상한으로 컬러TV는 지난해 3500위안(약 58만원)에서 7000위안으로 두배 올렸다. 휴대폰과 세탁기도 1000위안과 2500위안에서 각각 2000위안과 3500위안으로 높였다. 에어컨 벽걸이형의 경우 2500위안에서 4000위안, 스탠드형은 3500위안에서 6000위안으로 확대했다. 이밖에 온수기, 전기레인지, 마이크로오픈 등도 상한 가격을 크게 올렸다. 박한진 KOTRA 베이징 코리아비즈니스센터 부장은 “컬러TV 경우 2008년 상한 가격이 2000위안에서 지난해 3500위안으로 오른 후 이번에 다시 7000위안으로 인상됐다. 중국 소비자들은 47인치 대형 컬러TV를 살 때도 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있게 됐다”며 “고가격 고급품 위주인 외국 브랜드업체들이 이번 인상으로 새롭게 진출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동안 우리 기업뿐만 아니라 외국기업들은 가전하향 가격 상한선 때문에 시장 진출에 매우 미온적이었다. 휴대폰을 제외하곤 가전하향 제품 랭킹에서도 중국기업들이 대부분을 독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홍보실 관계자는 “이전에는 참여를 해도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이번에 올린 가격은 해볼만한 가격수준이 된다”고 평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입찰내용을 봐야하겠지만 휴대폰과 TV·냉장고·세탁기 등이 수혜 대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가전하향의 가격 상향 조정은 우리 기업에 큰 호재”라며 “LCD TV 시장 확대로 중국 TV업체에 LCD 패널을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며 고가폰 시장에서 강점을 지닌 휴대폰업체, 그리고 TV·세탁기·냉장고 완제품 업체도 혜택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가전하향=중국 정부가 농촌지역 내수확대와 가전산업 발전을 위해 TV·휴대폰·냉장고 등 9개 가전제품을 구매한 농민에게 제품 가격의 13%를 보조금으로 지원하는 제도다. 지난해 2월부터 전국적으로 시행중이며 가전제품의 브랜드·가격 등을 공개입찰을 통해 확정한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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