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신년특집] 성공·실패한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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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08년 전 세계 반도체 업계의 빅뉴스 중 하나는 바로 퀄컴의 업계 순위 10위권 진입이었다. 퀄컴은 전년보다 15.3% 늘어난 64억8000만달러의 매출로 업계 순위가 13위에서 8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퀄컴은 3세대 이통 방식인 WCDMA 시장에서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나며 경쟁사인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의 매출 감소에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했다는 분석이다.

 2세대 이통 시장에서 TI에 한참 밀리던 퀄컴이 3세대에 접어들면서 TI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도달한 것이다. 결국 특허 라이선스에만 집중하는 퀄컴의 기술 전략이 주효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TI는 휴대폰 베이스밴드 칩 부문에서 펼쳐진 치열한 경쟁에서 상처를 입으며 매출 규모가 3위에서 4위로 밀려났다. 결국 2세대 휴대폰 칩 시장의 성공에 안주해 차세대 이통 기술 확보전에서 퀄컴에 주도권을 내준 결과라는 분석이다.

 전 세계 TV·가전 시장의 대명사이던 소니의 몰락도 기술 전략의 패착이 원인이다. 소니는 브라운관 시대의 영광에 안주, LCD TV 시장 진입이 늦으면서 경쟁업체가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말았다. 너무 앞선 기술로 자사의 표준만을 밀고 나간 패착이 TV 시장에서도 재연된 것이다. 특히 아직 시장이 무르익지 않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에 연구개발 역량을 결집한 나머지, 평판 TV 시장에서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는 기회까지 잃어버리고 말았다는 분석이다.

 이에 반해 몰락 직전까지 갔던 애플이 혁신적인 기술과 디자인으로 무장한 아이팟과 아이폰으로 기사 회생한 것은 기술력이 기업의 운명을 어떻게 반전시킬 수 있는지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 회사는 아이폰 한 제품만으로 2년만에 전 세계 휴대폰 업체 중 영업이익 규모 1위에 오를 정도로 기술의 우위를 증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