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엘피다가 시장의 예상을 깨고 이달부터 40나노급 DDR3 D램 양산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엘피다는 40나노급 2기가비트(Gb) DDR3 D램을 자사 히로시마 공장에서 양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엘피다는 22일 보도자료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공식 발표했다. 엘피다 측은 “지난 10월 40나노 공정으로 2기가비트 DDR3 D램을 개발한 데 이어 2개월 만에 양산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40나노급 DDR3는 그동안 전 세계에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만 생산해온 차세대 D램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업계 최초로 대량 생산을 시작한 데 이어, 하이닉스는 지난 11월 양산을 시작했다. 반면에 엘피다는 올해 60나노 제품만 생산했고 40나노 공정 도입도 새해 상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때문에 국내기업들과 엘피다의 격차는 기술적으로 2세대 이상, 시간적인 측면에서는 1년 정도 벌어졌다는 게 그동안의 업계 중론이었다. 하지만 엘피다가 예상보다 일찍 40나노 공정을 도입함에 따라 이러한 격차는 재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또 엘피다는 이날 히로시마 공장 양산에 이어 내년 2분기(회계연도 기준, 7∼9월)에는 자회사인 대만 렉스칩에서도 40나노 DDR3를 생산하겠다고 밝혀 새해 DDR3 시장 지배력을 이어가려던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계획에 적잖은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국내업체들은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해야 알 수 있겠지만 40나노 공정 도입이 예상보다 빨리 이뤄진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반도체 공정에서 한 세대를 뛰어넘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라며 “엘피다가 50나노를 건너뛰어 40나노 양산에 들어갔다고 밝혔지만 수율 문제 등이 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40나노 기술은 사람 머리카락의 3000분의 1 굵기로 반도체 회로작업을 하는 초미세 가공 기술이다. 반도체는 공정이 미세해질수록 생산성이 높아지고 가격 경쟁력도 향상돼 경쟁력을 평가하는 잣대가 되고 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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