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나 사무실 등 특정 지역에 한해 이동전화 요금을 깎아주는 무선의 유선 대체 서비스인 SK텔레콤의 FMS(Fixed Mobile Substitution) 서비스가 가입자 20만명을 넘어섰으나 당초 기대했던 집전화 대체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집 전화 줄을 끊어 개목걸이로 사용하는 공격적인 TV광고까지 내보내며 유선전화 대체를 벼르고 내놓은 이 서비스의 출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KT의 지난달 유선전화 가입자는 오히려 늘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KT의 11월말 유선전화 가입자 숫자는 1천987만명으로 10월의 1천979만명에 비해 8만명 가량 늘었다.
이는 일반 전화(PSTN) 가입자 수가 16만3천534명이 감소했지만, 인터넷전화 가입자가 24만1천831명이 늘었기 때문이다.
11월 인터넷전화를 제외한 일반 PSTN 가입자만을 보더라도 10월의 16만7천명에 비해 감소폭은 3천500명가량 축소된 것이다. SK텔레콤이 11월 8일 출시한 FMS의 파괴력은 아직은 ‘제로’ 인 셈이다.
KT의 일반 PSTN 가입자 감소는 지난 9월 19만4천명으로 최대를 기록한 이후 2개월째 감소폭이 줄어들어 개선 조짐이다. 10월부터 도입한 전국통일 요금제의 시장 방어 효과가 어느 정도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KT의 인터넷전화 가입자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은 아킬레스건이었던 유선전화 시장이 오히려 가입자 기반 회복의 토대가 되고 있는 셈이다.
한편 SK텔레콤의 FMC 가입자는 11월 말 17만명 가량을 기록한 데 이어 현재 20만명을 넘는 등 가입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 서비스 가입자가 크게 늘고 있지만, 정작 유선전화를 대체하지 못하는 결과가 나오자 내심 고민이 크다.
SK텔레콤이 이 서비스를 내놓은 것은 같은 단말기에서 이동전화와 인터넷전화를 번갈아 사용할 수 있는 KT의 유무선융합 FMC(Fixed Mobile Convergence) 서비스에 대응하고 나아가 KT의 유선전화 시장을 잠식하기 위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의 FMS는 유선 시장의 통화량을 빼앗아 오는 것이 아니라 SK텔레콤 매출과 이익만 감소시키는 제살깎아먹기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SK텔레콤은 이 서비스 도입 이후 1주일간의 고객 이용 실적을 분석한 결과 할인 효과가 월평균 1만원이 넘는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SK텔레콤의 주장이 맞는다면 FMS 가입자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손실 폭은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는 위험 요소이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FMS를 내놓으면 고객들이 유선전화를 끊을 줄 알았지만, 고객들은 FMS도 가입하고 집전화도 함께 쓰는 경향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며 “새로운 기술 기반의 서비스가 아니라 단순히 요금 경쟁 상품인 FMS가 경쟁사가 아닌 자신에게 타격을 주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FMS 가입자가 늘어날수록 매출이 감소하는 구조이지만, 그만큼 소비자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것으로 소비자에게 혜택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 서비스 도입 취지”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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