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8세대 라인에 도입 추진
일본 샤프가 중국에 건립할 예정인 8세대 LCD 생산라인에 한국산 장비 도입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일본 LCD 패널 업체가 백라이트유닛(BLU), 프리즘시트 등 부품·소재 부문에서 한국 제품을 간헐적으로 수급한 적은 있었지만 핵심 제조장비 도입을 추진하는 것은 처음이다. 특히 LCD 기술 종주국을 자처하는 일본 업체가 한국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의 기술력과 양산성을 인정한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샤프는 2011년부터 중국 난징에 건립 예정인 8세대 LCD 생산라인에 한국산 장비를 도입하기로 하고 세부적인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샤프와 한국 장비업체를 연계하는 에이전트 업체가 이미 국내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장비업체의 관계자는 “최근 샤프의 에이전트 업체가 공장을 방문해 구체적인 장비 사양을 논의하고 돌아갔다”며 “이르면 내년 2분기 장비 발주에 들어가 2011년 장비 납입에 돌입하는 일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샤프가 투입 원판 기준으로 월 8만장 수준의 8세대 신규 라인을 계획하고 있다”며 “이 생산라인에 한국 장비를 도입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샤프가 자사의 LCD 생산라인에 최초로 한국산 장비를 도입하려는 것은 이미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등의 8세대 라인에서 성능을 검증받은 한국 장비업체의 기술력을 인정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핵심 제조 기술 유출 가능성 등을 염려해 한국 장비 업체를 원천 배제했던 기존 방침에서 180도 달라진 태도다. 최근 엔고의 영향으로 자국 장비보다 한국 장비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것도 한 원인이다.
이에 따라 샤프 공급이 성사되면 국산 증착기, 식각기, 세정기 등 핵심 장비의 해외 수출 확대에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대만에 이어 LCD 업계를 삼분한 일본 업체까지 공급선으로 확보하면서 공급처 다변화를 완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장비 업체들이 이번 발주에서 20% 정도만 점유한다고 해도 금액 규모는 최대 8000억원 선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으며 “일본 LCD 업계가 한국 디스플레이 장비의 기술력과 양산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