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프린터, 14년만에 `컴백`

 ‘LG 프린터’가 이달 말 나온다. LG전자는 프린터 사업 재개를 놓고 캐논·HP·렉스마크·오키 등 주요 글로벌 프린터 업체와 물밑에서 접촉하는 등 사업 타당성을 검토해 왔으며 최근 미국 렉스마크와 손을 잡았다.  LG전자는 3일 제품 라인업 구축을 끝내고 렉스마크와 손잡고 이달 말 ‘LG’ 독자 브랜드 프린터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LG가 다시 프린터 사업에 뛰어든 것은 14년 만이다. LG 진출로 삼성전자와 HP가 양분한 국내 프린터 시장에도 상당한 지각 변동이 있을 전망이다.

 LG전자가 출시할 모델은 잉크젯과 레이저 기반 2개 시리즈다. 가격대는 잉크젯은 10만원대, 레이저는 20만원대 안팎으로 주로 보급형 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품 판매 추이에 따라 단계적으로 프리미엄급 레이저와 복합기 제품군으로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소비자 대상의 B2C뿐 아니라 기업체· 학교를 대상으로 한 B2B 사업도 전개해 나갈 것”이라며 “마케팅 계획 수립이 끝나는 대로 다양한 판촉 이벤트를 통해 초기에 프린터 인지도를 높여 놓겠다”고 말했다.

 LG전자는 렉스마크로부터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방식으로 프린터를 공급받은 뒤 하이프라자 등 전국 유통망을 이용해 판매할 계획이다. 휴대폰·PC와 마찬가지로 위탁생산(EMS) 체제를 프린터 사업에도 도입하는 것이다.

 LG가 최종적으로 프린터 사업에 뛰어든 것은 PC사업과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데다 국내 가전과 IT기기 유통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 중인 삼성전자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프린터를 차세대 캐시 카우로 육성하는 삼성전자는 국내 프린터 시장에서 점유율 50%를 기록하면서 HP와 함께 사실상 ‘양강 체제’를 구축했다. 올해 들어 ‘삼성Paper’라는 프린터 및 복합기용 인쇄용지 판매에도 나서면서 사무기기 시장지배력을 강화 중이다.

 프린터 업계는 LG전자 시장 재진출에 관심을 나타내면서도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한 프린터 업체 관계자는 “LG는 과거 이 시장에 진출했다가 발을 뺀 경험이 있다”며 “가전제품과 사무용 기기 시장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영업을 어떤 방식으로 할지가 관건”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국내 프린터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잉크젯 제품이 6000억원, 레이저 제품이 2000억원, 컬러 레이저 제품이 1500억원 등 모두 합쳐 1조원으로 추산된다. LG는 지난 1989년 ‘골드스타’라는 이름으로 팩스·복사기·프린터 등 사무기기 시장에 뛰어들었으나 IMF 외환 위기 직전에 사업에서 손을 뗐다.

김원석기자·이수운기자 stone20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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