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이해도 떨어지는 CFO 설득 땐 `그들의 언어로`

 경기침체로 CIO들은 긴축예산에서 비용절감 압력을 크게 받고 있다. 하지만 비용은 줄이더라도 현업의 요청에 IT서비스 대응은 차질을 빚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글로벌 환경으로의 비즈니스 확대, 법규제 준수(컴플라이언스), 실시간 고객 지원 등 IT는 이전보다 더욱 빠르고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해줄 것을 요구받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CIO의 업무상 과제가 하나 더 등장했다. CFO의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한 긴밀한 의사소통 능력이다.

CIO가 기업 내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긴 하지만 CFO나 COO만큼의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말하기에는 이르다. 기업이사회임원에 CFO는 당연히 포함되지만 CIO는 그렇지 않을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CIO는 CEO, CFO와 끊임없이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

특히 경기 침체로 기업예산이 긴축되면서 CIO가 CEO에게 보고하는 비중은 줄고 오히려 CFO에게 보고하는 비중이 늘어나는 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달 초 발표된 IDC호주/뉴질랜드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CIO의 보고대상 중 CEO는 78%였지만 올해 조사에서는 50%에 그쳤다. 반면 COO 17.5%, CFO는 14.7%로, 특히 CFO에 보고한다는 CIO는 지난해 단 5%에서 3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CIO가 업무 수행을 위해 CFO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미다.

CFO와 CIO의 커뮤니케이션은 중요해지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CFO는 전형적으로 IT를 이해하지 못한다. 전통적 CIO 또한 기술 중심으로 사고한다. 따라서 CIO의 기술 우선순위가 비즈니스 이슈와 어긋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상적으로는 CFO는 CIO의 파트너다. 기업이 맞이하는 많은 변화와 도전을 함께 헤쳐나가야 하는 관계다. 하지만 CIO는 기업이사회임원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CFO와의 긴밀한 파트너십은 CIO가 조직의 전략과 비즈니스 요구 변경에 신속히 대처하고 조직이 원하는 방식으로 현업의 요구를 수용하는 데 하고 기업이 원하는 방식으로 IT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해준다.

IDC 애널리스트인 크리스 모리스는 “CFO 또한 동일한 결과를 보장하면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라는 압력에 시달린다”며 “이제 모든 IT프로젝트에서 매일 반복되는 의사결정에 CFO를 포함시키게 되고 CFO는 IT 의사결정에서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1-800-플라워스닷컴(1-800-Flowers.com)의 CIO인 스테판 보초는 “일반적으로 CFO를 포함해 많은 비즈니스 임원들이 IT를 ‘미스터리’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한 예로, 이 회사는 16개의 온라인 유통 브랜드에 대한 고객 DB를 중앙화 했고 이는 IT부서에게 엄청난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CFO는 DB 통합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고 DB 통합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게 여겼다.

따라서 스테판 보초 CIO는 ‘DB통합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수행됐다’가 아니라 ‘DB통합으로 고객 서비스가 강화돼 경쟁사로 이탈하는 고객이 줄어들었으며, 고객이탈률 1%가 낮아질 때 매출은 1000만달러 늘어났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미국의 유명 꽃배달 온라인 사이트인 1-800-플라워스닷컴의 연간 매출은 10억달러이며 나스닥에도 상장돼 있다.

“IT는 현업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비즈니스 관점에서 말해야 한다”며 스테판 보초 CIO는 “IT부서와 CIO는 비즈니스에 제공하는 IT의 혜택을 비즈니스 언어를 사용해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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