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BM 과학자들이 고양이의 뇌 기능을 시뮬레이션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성공으로 사람의 뇌처럼 생각하는 컴퓨터 개발에 한발 더 다가서게 됐다고 AP는 19일 보도했다.
스탠퍼드 대학과 로런스버클리 국립실험실 과학자 등이 참여한 이 연구는 연산능력이 일반 PC의 10만배인 슈퍼컴퓨터로 고양이 뇌의 사고 담당영역인 대뇌피질을 실시간으로 근접 시뮬레이션했다. 이번 실험으로 뇌에서 사고가 어떻게 형성되는지, 10억개에 달하는 뉴런과 10조개의 시냅시스가 어떻게 작용하는 지를 볼 수 있게 됐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을 위해 로런스리버모어 국립실험실에 있는 슈퍼컴퓨터에 자신들이 생각하는 뇌의 기능을 모방하도록 지시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후 컴퓨터에 IBM과 같은 기업의 로고 모양을 보여준 뒤 이 모양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뇌의 각 부위가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관찰했다. IBM 연구팀은 이번 실험 이전에도 지난 2006년 생쥐 두뇌의 40%를 시뮬레이션했다. 또 2007년에는 생쥐 뇌 전체를 시뮬레이션했으며 같은 해 대형 슈퍼컴을 이용해 인간 대뇌 피질의 1%를 시뮬레이션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성과를 통해 흐릿한 기업 로고처럼 모호한 대상을 더 잘 다루는 컴퓨터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시각이나 촉각, 청각과 같은 감각을 컴퓨터가 내리는 의사결정에 통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IBM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컴퓨터가 고양이처럼 생각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컴퓨터칩의 트랜지스터 수가 2년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이 적용된다면, 인간 대뇌피질 시뮬레이션은 10년 안에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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