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SAP, 오라클 견제하려 ‘어깨동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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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제이 푸넨 SAP 수석부사장.

마이크로소프트(MS)와 SAP가 스크럼을 짜고 오라클 앞에 설 태세다. 데이터베이스(DB)를 비롯한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의 두 맹주가 횡대를 이뤄 오라클과 어깨를 맞대고 버티기 시작한 것이다.

18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업계의 강자 SAP와 DB 공급업체 MS가 제품 공동 판매 제휴를 맺기로 했다.

두 회사 합의하에 MS는 SAP의 기업용 예산·기획·예측 소프트웨어 ‘우선 공급자’가 될 전망이다. MS의 DB와 SAP의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소프트웨어를 묶어 오라클의 꾸러미(DB+BI) 판매체계에 대응하려는 것으로 읽혔다.

MS와 SAP는 전사자원관리(ERP)를 비롯한 일반 회계 프로그램과 고객관계관리(CRM) 소프트웨어 등에서 제품이 겹치기도 하지만, 나머지 분야에서는 오라클과 극심하게 대립한다. 이를테면 오라클은 BI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SAP의 가장 큰 경쟁자이고, DB 시장에서 MS와 격돌해왔다.

MS와 SAP의 협력 관계가 처음은 아니다. 시류와 필요에 따라 협력하거나 결별했고, 지난 10년간 MS가 SAP를 인수하려 했을 정도로 상부상조할 점이 많았다. 특히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마이SQL’을 끌어안은 오라클의 세계 DB 시장 점유율이 43%까지 치솟으면서 MS가 더욱 바빠진 상황이다.

이러한 환경 변화에 힘입어 MS와 SAP의 밀월이 다년간 이어질 것으로 풀이됐다.

산제이 푸넨 SAP 수석부사장(비즈니스오브젝트 영업·판매 총괄)은 “MS와 SAP가 함께 일함으로써 오라클을 상대로 한 판매 경쟁에서 승리할 가능성을 높이고, 몇몇 분야에서 시장 상황을 바꿀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또 “SAP-MS 협정에 따라 공동 판매, 판촉행사를 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유럽위원회(EC)가 오라클의 선마이크로시스템스 인수에 반기를 든 것을 두고 MS·SAP의 로비 결과라는 해석이 고개를 드는 등 두 진영 간 갈등이 깊어질 전망이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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