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울시 `해커크라트`에 거는 기대

 서울시가 해커 출신을 정보보안 분석요원으로 선발한다. 일명 해커관료(해커크라트)가 탄생할 전망이다. 해커라면 그동안 어두컴컴한 곳에서 다른 사람의 사이트에 들어가 정보를 훔치거나 네트워크를 교란하는 행위를 하는 사람으로 인식됐다. 이들은 뛰어나 컴퓨터 프로그래밍 실력을 갖추고 있다.

 해커도 종류가 있다. 우선 화이트 해커는 사이버보안관 또는 네트워크 지킴이라고 해서 악의적인 해커를 차단하고 시스템과 네트워크를 보호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서울시가 선발하려는 사람들도 화이트 해커다. 다음이 그레이 해커다. 이들은 악의적인 목적보다는 호기심이나 자신의 컴퓨터 활용 능력을 과시하려는 경우다. 가장 나쁜 것이 블랙 해커다. 블랙 해커는 금전을 취득하려는 목적으로 악의를 갖고 상대방의 시스템을 파괴하거나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를 얻으려는 이들이다. 크래커라고도 부른다.

 네트워크 세상에 국경이 없듯이 해커에게도 경계가 없다. 이제 해커들의 활동 반경은 전 세계를 무대로 한다. 영화에 나오는 해커가 돈을 목적으로 미 국방부의 컴퓨터 프로그램을 조작해 지구를 위협한다는 내용이 더 이상 상상 속의 일이 아닌 세상이 됐다. 일례로 지난 2001년 7월 윈도2000과 윈도NT 서버를 경유해 미국 백악관의 사이트를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으로 마비시키는 바이러스 ‘코드레드II’가 등장해 전 세계를 긴장시킨 바 있다.

 공교롭게도 18일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중국 국방부 홈페이지가 지난 8월 개설된 지 처음 한 달 동안 230만여 차례의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또 이날 미국 인터넷 보안 SW 업체 맥아피는 지난 7월에 발생한 한국과 미국의 주요 인터넷 사이트에 대한 DDoS 공격은 주한 미군과 미군 지휘부 간 통신 마비를 겨냥했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해커의 속성은 해커들이 더 잘 안다. 서울시 해커 출신 보안요원 선발이 좋은 결과로 이어져 더욱 많은 해커들이 사이버 세상을 맑게 하는 구실을 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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