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플렉서블&인쇄전자 국제 워크숍] 인쇄기술과 만난 `태양전지의 진화`

 태양전지는 차세대 신재생 에너지의 대표 주자다. 2차전지 이후 대안으로 떠오르며 세계 각 기업들이 열띤 경쟁을 벌이는 이유다.

 태양전지 양산을 위한 핵심 기술로 인쇄전자가 부상하고 있다. 지금의 태양전지 대부분은 실리콘으로 만들어진다. 그러나 실리콘 태양전지는 고정된 평평한 틀에 설치돼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인쇄전자 기술을 활용하면 유연하고 가벼운 태양전지를 만들 수 있다. 돌돌 말거나 접이식 형태는 물론이고 의류에도 태양전지를 부착할 수 있는 시대를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18일 열린 IWFPE에선 이런 인쇄전자 기술을 활용한 태양전지 제조 기술이 대거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김경곤 박사 연구팀은 태양전지의 분리 층(interlayer)을 인쇄 기술로 제조한 결과를 소개했다. 종전에는 태양전지용 분리 층 재료로 금속산화물질(ITO, ZnO, TiO2 등) 등을 썼다. 그동안 이 물질들은 고비용의 진공증착 기술로 막을 입히거나 화합물 형태의 불완전한 박막을 제조하는 방법을 적용해야 했다. 인쇄기술로 막을 입히기가 적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박사팀은 티탄산화물(TiO2) 분리 층을 인쇄기술로 제조하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크기 5나노미터(nm)의 TiO2 나노입자 표면에 유기 분자인 아세틸아세톤 막을 형성, 인쇄가 가능한 잉크 형태로 만들었고 인쇄 방법으로 분리막을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 김 박사는 “새로운 분리 층을 개발한 결과 종전보다 효율이 84%나 향상됐다”고 말했다.

 3세대 태양전지로 불리는 폴리머 태양전지는 1세대(실리콘), 2세대(박막) 태양전지에 비해 효율은 낮다. 하지만 가볍고 유연한 기판에 인쇄가 가능, 저가형 태양전지 제조에 유리하다. 현재 폴리머 태양전지에 인쇄전자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공정은 스핀 코팅·스크린 인쇄·닥터 블레이드 등이다. 김동유 광주과기원 교수는 마치 페인트를 칠 하듯 인쇄 기술을 통해 폴리머 태양전지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브러시 페인팅과 스프레이 증착법으로 소개된 이 기술은 쉽게 말해 건물 지붕이나 담장 등 평탄하지 않은 표면에도 쓸 수 있는 태양전지를 만드는 공법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브러시 페인팅으로 인쇄한 태양전지는 효율 5.4%로 스핀 코팅 공법(3.9%)보다도 효율이 높았다. 스프레이 증착법은 광 활성층을 스프레이로 뿌린 후 끓는 점이 높은 용매를 위에 도포하는 공정으로, 열처리 과정 없이 활성층의 폴리머를 정렬시켜 태양광 흡수율을 높였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이 밖에 전북대 이수형 교수는 잉크젯 프린팅 기술로 전도층의 전도도를 종전보다 100배 이상 높인 태양전지용 전극을 소개하는 등 인쇄전자가 만들어 내는 미래 태양전지 기술 추세를 다채로운 모습으로 보여줬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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