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엔씨 전망 `극과 극`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주요 증권사별 엔씨소프트 목표주가

 대표 게임주 엔씨소프트를 두고 증권가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성장 모멘텀이 없다는 지적이 있는가 하면, 주력 게임인 아이온이 해외 시장에서 장기간 흥행에 성공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왔다. 한 기업 실적을 두고 이처럼 극단적 의견이 나온 것은 이례적이다.

 9일 증권사들은 엔씨소프트의 실적 발표를 토대로 향후 전망을 쏟아냈다. 증권사별로 내놓은 목표주가 차이는 무려 두 배에 달했다. 애널리스트들의 의견은 극과 극이다.

 대신증권과 메리츠증권은 엔씨소프트의 목표 주가를 15만원으로 낮추며 보수적인 접근을 권했다. 강록희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2010년 대작 신규게임 부재로 실적 모멘텀의 약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평했다. 성종화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아이온의 북미·유럽 장기 흥행(지속적 추가 판매 및 일정수준 재결제율 유지) 여부가 불확실하다”며 “당분간 보수적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반면 하이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30만원으로 유지하며 이와는 정반대 의견을 전했다. 심준보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연말 성수기까지 아이온 판매의 상승 추세와 함께 장기 흥행을 기대할 수 있다”며 “이는 내년 신규게임 모멘텀 부재와 상관없이 주가 상승의 원천이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미래에셋증권도 엔씨소프트의 목표주가를 28만원으로 제시하며 긍정적인 견해를 내놨다. 정우철·김성훈 미래에셋 연구원은 “4분기부터 해외 시장에서의 폭발적인 성장이 전망된다”며 “특히 해외 온라인게임 시장이 아직도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아이온의 해외 로열티가 당분간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 같은 ‘극과 극’ 현상은 북미·유럽 시장의 아이온 판매량을 두고 평가가 완전히 엇갈렸기 때문이다. 하이투자증권 등 엔씨소프트에 긍정적인 견해를 전한 증권사들은 “3분기 실적이 서프라이즈”라며 “현재 누적출고수가 시장 전망치(연말 기준 100만장)를 뛰어넘는 110만장에 달한다”고 근거를 댔다.

 하지만 심현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10만장 판매 중 73%가 도매상에 대한 간접판매임을 유의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직접 사용자에게 판매된 비중이 27%에 불과해 나머지는 재고로 남아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심현보 연구원은 현재 재고량을 30만장으로 추정했다. 강록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아이온이 향후 선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자동사냥프로그램(BOT)에 따른 이용자 이탈과 사용자 계정 정지, 서버당 이용자수 감소, 환율 하락이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북미·유럽 시장의 초기 진입은 성공적이었지만 신규 패키지 판매 급감, BOT 문제 등으로 사용자를 늘리기 어렵다는 최악의 평가를 내렸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대부분 애널리스트의 전망이 컨센서스(동의)를 이루는데 엔씨소프트에 대한 양극의 견해는 이례적인 경우”라고 평했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