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적이었지만, 이제는 최고의 동지”
출시 당시 TV 광고 산업을 위협할 ’최대의 적’으로 꼽혔던 디지털 비디오 레코더(DVR)가 이제는 TV의 ’절친’이 됐다고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이 2일 보도했다.
DVR을 이용해 방영시간이 지난 TV 프로그램을 챙겨보는 시청자들이 예상과는 달리 프로그램에 붙은 광고까지 함께 시청하면서 DVR이 시청률에 목마른 방송사들의 ’효자 상품’이 된 것.
미국에서는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이 2년 전 ’커머셜+3’라는 이름의 새 시청률 집계 기준을 채택한 이래 광고 시청률이 시청률 집계의 주요 척도로 사용돼 왔다.
’커머셜+3’는 기존의 본방송 시청률에다 DVR을 이용해 본방송 3일 이내에 해당 프로그램을 시청한 시청자의 비율을 반영한 것으로, 특정 프로그램에 붙은 광고의 시청률을 시청률 집계 기준으로 사용한다.
이 때문에 방송사들은 닐슨이 새 기준을 도입할 당시 원치 않는 프로그램은 걸러낼 수 있는 DVR의 특성을 들어 광고 시청률이 급감할 것을 우려했으나, 상황은 정반대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닐슨에 따르면 DVR을 이용해 미국 4대 네트워크 방송을 시청하는 18~49세 시청자 중 광고를 걸러내지 않고 그냥 본다는 비율은 거의 절반(46%)에 육박한다.
이들은 ’하우스(폭스 TV)’ 같은 인기 프로그램은 물론, CBS의 ’하우 아이 멧 유어 마더(How I met Your Mother)’, NBC의 ’히어로즈’처럼 대박과는 거리가 있는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도 광고를 걸러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NBC 방송사의 리서치 부문 사장인 앨런 운첼은 “이는 직관적 판단과 완전히 반대되는 결과”라면서도 “사실이 그렇다면, 결국 그게 맞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DVR 시청자들이 ’광고 애청자’ 노릇을 하면서, 주요 방송사들은 시청률 상승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DVR 효과’의 최대 수혜자인 폭스 TV의 경우 DVR 시청률을 합산한 직후 평균 시청률이 2.39→2.71%로 0.32%p(60만명)나 상승했으며, ABC는 0.31%p(40만명), CBS와 NBC도 각각 0.17%p(약 20만명), 0.12%p(14만명)의 시청률 상승효과를 누렸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TV 방송사들은 앞다퉈 DVR 시청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폭스 TV의 경우 인기 수사물인 ’본즈(Bones)’의 클라이맥스 부문에 더 많은 중간광고를 넣는 방법으로 시청률 높이기를 실험하고 있다. 이와 관련, 광고대행사 ’캐럿’의 미디어 투자부문 국장인 앤디 돈친은 “DVR이 TV를 죽일 것 같았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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