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아이폰의 무선랜(WiFi) 기능을 로그인 방식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애플에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26일 KT(대표 이석채)에 따르면 아이폰 국내 출시를 위한 애플과의 협상 과정에서 사용자가 임의로 조정할 수 있는 아이폰의 무선랜 기능을 로그인 방식으로 전환해 줄 것을 애플 측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KT 고위관계자는 “아이폰의 무선랜을 제어하기 위해 소프트웨어로 로그인을 조절할 수 있도록 일부 기능을 수정해 줄 것을 애플에 요청했다”며 “그러나 애플 측이 글로벌 정책에 어긋난다며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이며 현재 이와 관련된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애초 KT는 아이폰의 무선랜을 제거해달라는 요구를 했으나 애플 측은 완강한 거부로 무산됐으며 그 대안으로 로그인 기능을 제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무선랜 접속이 로그인 방식으로 제어될 경우, 무선랜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네스팟 등 KT의 무선랜 정액요금제에 가입해야만 사용이 가능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아이폰 소유자가 임의로 개인이 소유한 무선랜 공유기나 공용 무선접속장치(AP)에 접속해 자유롭게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해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전문가는 “KT가 무선랜 기능을 제한하기 위한 시도는 아이폰의 무선랜 기능을 사용자 선택으로 개방할 경우 스카이프 등 인터넷전화 사용이 확대돼 수익이 줄어들 것을 우려하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또,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네스팟의 활성화는 물론 최근 선보인 유무선통합(FMC) 서비스 확대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해석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무선랜 협상으로 합의점 도출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아이폰의 연내 출시가 다시 불투명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최근 차이나텔레콤이 중국 내에 출시하는 아이폰에 무선랜이 빠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예약 판매가 1000여대에 그치는 등 중국 내에서 아이폰 열기가 크게 수그러진 사례가 있어 이번 KT와 애플 간의 협상 결과에 따라 국내 스마트폰 시장 활성화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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