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펜하겐 유엔기후변화회의가 50여 일 남은 지난주 런던에서는 기후 관련 국제회의 두 건이 개최됐다.
첫 번째는 20개국의 환경 각료들이 모여 기후변화 해결에서 가장 큰 난제인 ‘석탄’ 사용에 대한 솔루션을 논의하는 ‘이산화탄소처리 리더십포럼(Carbon Sequestration Leadership Forum)’이다. 기후변화 문제 해결과 에너지의 지속적 소비를 동시에 이루려면 석탄은 꼭 정화시켜야 할 연료다. 석탄은 우리가 사용하는 연료 중 가장 탄소 집약적인 연료다. 석탄발전소에서 전력 생산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가스발전소보다 두 배나 많다.
전 세계 많은 국가의 전력 시스템이 석탄에 의존하고 있다. 석탄은 저렴하고 풍부하다. 영국에서 석탄으로 공급되는 전기의 양은 전체의 3분의 1에 이른다. 다른 국가에서는 이 수치가 더욱 높다. 폴란드는 전체 전력 생산량의 95%를 석탄에 의존하고 있고, 한국 역시 석탄이 전력 생산량의 40%를 차지하는 등 화석연료 의존도가 매우 높다. 석탄을 제외하면 전 세계의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은 어려울 것이다.
지난주 회의 주제는 이 같은 딜레마를 해결하는 기술인 탄소 포집 및 저장(CCS) 기술이었다. CCS 기술은 석탄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90%를 제거할 수 있는 획기적인 친환경 기술이다. CCS 기술을 이용하면 이산화탄소가 발전소의 굴뚝에서 포집돼 장기간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는 곳으로 배관을 거쳐 운반된다. CCS 기술이 없다면 기후변화를 해결하는 데 드는 비용은 70%나 증가할 것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도전 과제는 CCS 기술이 새롭고 복잡한 기술이라는 점이다. 현재까지 개발된 소규모의 CCS 기술이 전력발전소에서 적용할 수 있는 표준이 되기 위해서는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변화 과정에서 인류가 이룩한 위대한 산업 및 공업 발전이 상당한 도전을 겪게 될지도 모른다.
영국은 이미 CCS 기술 적용을 위한 명확한 계획을 수립했다. 우리는 전 세계의 신규 석탄발전소 건립에 엄격한 규정을 제안했고, CCS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규모의 발전소 네 곳의 운영을 지원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또 수십억파운드의 지원금으로 청정 석탄 기술을 육성할 것이다. 지난주 회의에서 한국의 지식경제부 대표단이 정부 지원금을 포함하는 한국의 CCS 기술 상용화 계획을 발표했다. 환영할 만한 소식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CCS 기술을 개발하는 국가들이 서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CCS 기술이 화석연료 사용량이 많은 국가에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과 영국의 CCS 기술 협력이 그 좋은 예가 되고 있다. 2006년을 시작으로 두산밥콕은 스코틀랜드 렌프루 지역에 CCS 연구센터 및 공장을 건립하고 영국 정부로부터 약 4조원에 이르는 지원금을 받고 있다. 지난주에는 유럽과 중국의 중국 최초 상업용 규모 CCS 발전소 공동 개발 계획이 주목받았다.
두 번째로 런던에서 개최되는 중요한 기후관련 국제회의는 바로 에너지와 기후에 관한 주요국 포럼(Major Economies Forum)이다. 이 포럼에서는 코펜하겐 기후변화회의에서 논의될 기타 광범위한 안건이 다뤄진다. 한국 역시 이 포럼의 중요한 회원국이다. 특히, 기후변화에 취약한 방글라데시·몰디브·코스타리카 같은 국가가 본 포럼에 참여한다는 소식은 반갑기 그지없다.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에는 다음 기회란 없다.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기회를 활용해 야심차고, 효과적이며, 공정한 코펜하겐 협약을 도출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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