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PC 입력 장치도 `세대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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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전시회에서 LG전자는 별난 TV리모컨을 공개했다. ‘매직 모션’이라는 제품이었다. 닌텐도 콘솔 게임기 ‘위(Wii)’ 컨트롤러처럼 동작을 인식하는 리모컨이었다. 제품을 잡고 흔들어 채널을 변경하거나 볼륨을 조절할 수 있다. 전원·채널·음량·확인 등 6개 버튼만을 탑재해 조작이 간편할 뿐 더러 훨씬 다양한 기능을 탑재했다.

 TV·PC 등 하드웨어 ‘사용자 인터페이스’ 기술이 진화하고 있다. 하드웨어 제품이 진화를 거듭하면서 이를 제어하는 입력장치도 ‘세대교체’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 TV 채널을 찾고 음량 조절이 주된 목적이었던 리모컨은 이미 ‘퇴물’ 신세로 전락했다. 문자와 숫자를 입력하는 데 주력했던 마우스·키보드도 2세대 제품이 ‘명함’을 내밀고 있다.

 서석건 한국와콤 사장은 “TV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늘어나고 IPTV와 같은 실시간 방송이 활성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PC도 새로 출시 예정인 윈도7에 ‘멀티 터치’가 기본 기능으로 탑재하면서 새로운 방식의 주변기기가 쏟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와콤은 멀티 터치 기능을 적용한 태블릿 2세대 ‘뱀부’를 선보였다. 뱀부는 펜과 터치 방식을 동시에 쓸 수 있는 제품. 사용자는 전자펜뿐 아니라 손가락으로도 태블릿을 조작할 수 있다. 멀티 터치 기능으로 두 손가락을 이용한 제스처 기능으로 이미지나 문서 위치를 바꾸고 사진과 지도를 확대하고 축소할 수 있다.

 마이크로인피니티도 자이로 관성 센서를 이용한 항법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방식의 입력장치를 상용화했다. ‘MGC 2310’으로 이름붙인 이 제품은 마우스와 같이 2차원 포인터 기능을 기본 내장해 PC에 사용할 때 ‘에어 마우스’로, IPTV에서는 동작 인식 리모컨으로 활용할 수 있다. 대덕 테크노밸리에 소재한 오코스모스도 새로운 방식의 게임 컨트롤러 ‘오바(Obar)’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게임용 키보드의 한계를 극복한 모델로 한글 창제 원리로 설계해 빠르고 정확한 동작 인식이 가능하다. 한국과 영어는 물론 일어와 중국어도 이전 키보드에 비해 빠른 속도로 입력할 수 있다.

 TV 리모컨 진화는 더욱 눈부시다. TV를 더욱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리모컨이 속속 등장했다.

 삼성전자는 7인치형 터치스크린 TV 리모컨을 선보였다. LED 커플 TV 제품에 포함된 이 리모컨은 간단한 UI설계로 무선 조작은 물론 소형TV·디지털 액자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 LG전자도 매직 모션 제품을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이우경 LG전자 상무는 “TV 기능이 변하면 리모컨도 기능과 디자인이 바뀔 수 밖에 없다”며 “모션 인식 리모컨, 터치스크린 리모컨 등 다양한 제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도 LG전자와 마찬가지로 동작을 인식하는 애플 TV용 리모컨 기술 특허를 냈다. 이 밖에 파나소닉과 히타치도 각종 센서를 통해 손짓만으로 TV를 조작할 수 있는 동작 리모컨 기술, 도시바가 사람 이름을 말하면 해당 인물이 등장하는 TV 프로그램을 검색하는 음성 인식 리모컨을 개발하고 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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