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혁신 동반자로 IT 역할모델 정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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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모레퍼시픽의 최고정보책임자(CIO)인 김진우 정보기술담당 상무가 가장 많이 고민하는 주제는, IT의 역할모델을 ‘IT서비스 제공자’에서 ‘경영혁신의 동반자’로 확고하게 정착시키는 일이다.

 지난 2007년 한국마이크로소프트에서 아모레퍼시픽 CIO로 자리를 옮긴 김진우 상무는 그동안 회사의 글로벌 사업 확대에 발맞춰 IT인프라를 고도화하는 작업에 전력을 기울여 왔다. 올초에는 글로벌 전사적자원관리(ERP) 통합 작업을 완료했다. 마케팅 강화를 위한 통합 고객관계관리(CRM) 프로젝트가 현재 완료 단계에 있다. 한 고객이 전 생애에 걸쳐 애용할 수 있는 제품을 서비스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브랜드별 고객 DB를 통합하고 분석력을 한층 강화했다. 올 상반기에는 업무 환경 혁신을 위한 통합커뮤니케이션(UC) 시스템을 구축해 24시간 협업환경을 조성했다.

 ◇최근 2년간 ERP 최적화 박차=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 업계 최초로 ERP를 도입하고 글로벌 ERP 통합을 실현하는 등 신기술 도입과 고도화를 위해 발빠른 행보를 보여왔다. 지난 1998년 선도적으로 ERP를 구축한 이후 지속적인 ERP 개선 작업을 진행해온 것이다.

 김 상무가 아모레퍼시픽 온 후 제일 먼저 주력한 과제는 글로벌 ERP 통합이었다. 최적화된 글로벌 실시간 협업 환경을 구현하기 위해 지난 2년간 진행해 온 글로벌 ERP 통합을 올 1월에 완료한 데 이어 국내 및 해외 법인의 전사 ERP 업그레이드 작업을 후속으로 진행해 지난 8월에 완료했다.

 BIA(Business Intelligence Accelerator)기술을 적용해 비즈니스웨어하우스(BW)의 속도를 개선하는 등 연계 시스템 성능도 함께 높이고 국제회계기준(IFRS)에 대한 대응 체계도 마련했다. 말이 업그레이드 작업이지 사실상 신규 ERP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만큼의 노력을 들였다.

 이렇듯 올해까지 전사 ERP 최적화를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들을 완수한만큼 김 상무는 올 하반기 이후에는 ERP 인프라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도록 통합적 정보 분석력을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김 상무는 “올해부터는 모든 정보를 활용하고 분석할 수 있는 역량 고도화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또 정보보안에 대한 컴플라이언스 대응 등을 우선 순위에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객의 생애주기 관리=김 상무는 “소비재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과 고객을 제대로 이해하고 고객 관점에서 비즈니스 활동이 수행돼야 하는 것”이라며 “산업 특성에 맞게 정보의 활용 능력과 분석 능력을 강화하고 많은 정보가 축적 및 공유될 수 있는 IT 전략 수립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3년 전부터 통합 CRM 환경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헤라, 라네즈, 이니스프리 등 브랜드 별로 각기 존재하던 CRM을 통합해 모든 브랜드별 고객을 통합 관리하고 분석할 수 있는 통합 CRM이 현재 완료 단계에 있다.

 김 상무는 “예를 들어 엄마와 딸이 각기 다른 브랜드를 사용하는 아모레퍼시픽의 고객일 경우 서로의 구매 패턴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한 고객이라도 십대 후반에 애용하는 브랜드와 나이가 들어 사용하는 브랜드가 달라질 수 있다”면서 “통합 CRM으로 한 고객의 생애주기 전반을 염두에 둔 마케팅과 제품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정보 활용 및 분석력 강화를 위해 개인 고객을 위한 CRM과 기업 고객을 위한 파트너관계관리(PRM) 등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UC 환경으로 업무 효율 높여=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부터 UC 환경 조성을 위한 기획에 착수했다. 이어 올 1월부터 UC 구축에 돌입해 지난 6월 1단계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 김 상무는 “어느 한 부분에 치우친 UC가 아닌 메신저와 그룹웨어, 화상회의, 인터넷전화, 모바일 등 모든 업무 환경을 빠짐없이 고도화하고 서로 연계될 수 있도록 했다”면서 “업무 방식의 변화와 생각의 혁신을 도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IBM의 로터스 도미노 모바일 그룹웨어, 로터스 세임타임 UC 플랫폼을 도입했다.

 아모레퍼시픽은 UC 적용의 단계적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우선 1단계를 통해 국내 법인에 UC를 가동하고 외부 영업사원들도 스마트폰을 이용해 전자메일, 일정관리, 주소록, 전자결재, 게시판 등의 그룹웨어에 접속할 수 있게 했다. 이어 2단계에서는 관계사와 해외 법인까지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또 그룹웨어뿐 아니라 업무용 시스템까지 활용할 수 있도록 해 24시간 모바일 협업 환경을 보다 강화할 계획이다.

 김 상무는 “언제 어디서든 사람 중심의 업무환경 혁신을 가능하게 한 것”이라며 “IT가 단순히 기술을 제공하는 역할이 아니라 업무 혁신이 가능하도록 동반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일환으로 김 상무는 IT 부문이 지원자의 역할에 그치지 않고 현업의 파트너로서 협업할 수 있도록 역할을 재정립하고 IT 전략을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현업과 공동으로 고민하는 체제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아모레퍼시픽은 2003년 한국IBM과 IT 인프라 아웃소싱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2005년에는 애플리케이션 부문으로 아웃소싱을 확대했다.

 김 상무는 “현재 아모레퍼시픽의 미래 성장 전략 가운데 글로벌화와 지속가능경영이 핵심 요소”라며 “전략적 IT아웃소싱을 통한 적극적 신기술 도입과 글로벌 베스트 프랙티스 구현을 통해 글로벌 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상무는 “온디맨드(On-Demand) 기반 IT 운영을 통해 컴퓨팅 자원을 절감함으로써 그린 IT도 구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김진우 상무는.

KAIST 석사 이수 후 1986년에 대한항공에 입사했다. 이후 앤더슨컨설팅(현 액센츄어), 한국IBM, 한국마이크로소프트를 거쳐 2007년부터 아모레퍼시픽의 CIO로 재임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뿐만 아니라 태평양제약 등 관계사의 IT 전략도 함께 담당하고 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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