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학생 시절,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대표적인 우리 문화유산은 고려청자라고 배웠다.
고려청자는 한글, 거북선, 측우기 등과 함께 우리 민족의 독창성을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우수한 발명품이다. 고려청자는 고려시대 11세기 초 중국 저장성의 웨저우야오의 영향을 받아 제작되기 시작한 후, 12세기에 고려의 독창적인 비취색과 상감기법을 완성해 전성기를 맞게 됐고 당시 세계적인 인기상품이 됐다. 이 고려청자의 세계적 기술과 시장지배력이 ‘고려’라는 이름을 널리 알려, 후세에 우리나라 영어 국명이 ‘KOREA’로 됐다고 한다. 오늘날 한반도에 1000년 전 화려하게 피어났던 고려청자의 꿈이 재현되고 있다. 고려도공들이 독창적인 청자비색으로 세계시장을 사로잡았던 것처럼, 오늘날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한국의 LED TV가 화질과 빛으로 TV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1000년 전 고려도공들이 혼을 바쳐 찾아낸 빛과 색에 대한 조건과 기술이 이 땅에 잠복해 있다가, 이제 때를 만나 다시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낸 게 아닐까 한다.
빛과 색의 세계인 세계 디스플레이 기술 및 제품시장에서 일본을 제치고 새로운 강자로 자리 매김하고 있는 한국의 LED TV, OLED, LCD 기술! 다가올 디지털 황금기를 선도하고 한번 쥔 패권을 50년, 100년 지켜나가야 할 막중한 과제가 우리에게 주어진 것 같다. 우리는 고려청자의 맥이 끊어져 후세에 똑같이 재현할 수 없다는 것을 안타까워하고, 그 기술을 지키지 못한 것에 자괴감을 가져야만 했다. 나중에 알게 된 바 당시 기술인의 사회적 지위가 낮았고, 오늘날의 특허제도와 같은 기술공개보호제도가 없었던 게 결정적 이유라 한다. 신화처럼 전해오던 고려청자의 영광을 재현하고 있는 오늘날 한국 LED TV, LCD TV, OLED 등 디스플레이 산업계에 열렬한 응원을 보내며 그 맥이 끊어지지 않고 앞으로 계속 세계시장을 주도해 나가기를 간절히 기원해 본다.
허재수 행성디지털 이사,hjs55@haeng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