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신용대출 문턱 높아지나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양대 신용보증기관 보증지원 규모

 내년 중소기업의 신용보증 대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올해 2월 시행된 ‘전액 만기연장’ 등 신용보증 확대 방안들이 연내 줄줄이 종료될 예정인 가운데 정부가 내년 보증기관 출연을 하지 않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17일 관련 정부당국 및 기관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내년도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양대 신용보증기관에 대한 출연금 예산을 책정하지 않았다. 올해 신보와 기보에 대한 출연금이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해 각각 1조9800억원과 7200억원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충격적인 수준이다.

 출연금은 보증 지원을 받은 중소·벤처기업들이 은행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채무불이행 시 보증기관이 대신 납부하는데 사용된다. 출연금이 준다는 것은 채무를 대신 이행할 수 있는 금액이 준다는 것을 뜻하는데, 이는 깐깐한 보증심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보증기관들은 정부 외에 은행에서도 출연금을 받고 있는데 은행 출연금은 매년 큰 변동이 없다. 올해는 신보가 7000억원대, 기보가 4000억원대의 출연금을 은행에서 받을 예정이다.

 정부 출연금이 국회의 검토 과정에서 편성될 여지는 있지만 지금 상태로 통과된다면 내년도 양대 신용보증기관이 사용하는 출연금은 올해의 30% 수준으로 급감한다. 현재 두 기관은 정부 출연금을 받기 위해 국회 설득 작업을 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금융위·기획재정부·지식경제부·중소기업청이 공동 발표한 ‘신용보증 확대방안’의 수혜를 받은 중소·벤처기업들은 내년에 보증 연장이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정부는 당시 △올해 만기도래 보증에 대해 원칙적 전액 만기 연장 △신규 보증에 대해 기준 및 보증한도 대폭 완화 등의 조치를 취했다. 이들 업체에 대해 보증기관들은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댈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현재 신보와 기보가 보증 기준등급을 낮추며 지원한 업체는 각각 8630개사(보증규모 1조429억원)와 1818개사(2074억원)에 이른다.

 금융위 관계자는 신용보증 확대방안 후속 조치와 관련해 “한시적인 것이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지원이 끝난다고 봐야 한다”며 “수요자인 기업 측 입장과 경기상황 등을 고려해 연말이 되기 전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진병화 기보 이사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정부가 공식적으로 올해 말까지로 얘기했기 때문에 지원은 그때까지로 생각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두 기관은 보증지원 기준등급은 중요한 참고자료만 되며, 미래성·성장성·기술성이 있다면 지원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