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O 26000은 기업들의 도덕적 선언입니다. 보이지 않는 무역규제나 장벽으로 활용될 수도 있습니다.”
박태진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장은 16일 기자들과 만나 국내 기업들이 불과 1년 앞으로 다가온 ISO 26000의 발효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SO 26000은 경제주체별 사회적 책임에 관한 자발적 국제표준으로 개발 중이며, 내년 10월 발효된다.
사회적 책임에 관한 가이드라인인 ISO 26000은 그 내용과 관계 없이, 비 재무적 요소인 기업의 도덕적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는 등 해외시장에서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박 원장에 따르면 ISO 26000은 지침을 제공하는 표준으로 제3자 인증을 요하지는 않는다. 경영시스템 표준에서 제외, 사회적 책임에 관한 단순 사실만을 알리는 국제표준이다.
사회적 책임의 7대 핵심이슈는 △환경 △지배구조 △공정한 운영관행 △인권 △노동관행 △소비자문제 △지역사회참여 등이다. 이는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서는 경제성뿐만 아니라 7대 이슈에 대해서도 기업이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적 책임이 부각되면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기능이 중요해지고 영역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지속가능경영은 기존 경제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환경은 물론 노동과 인권, 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요소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보고서 자체가 중요하다기보다 작성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해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박 원장은 설명했다. 또 ISO 26000을 바라보는 시각차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노동계에서는 노동과 인권을 이유로 기업을 압박할 것이고, 기업은 노동문제를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입장이죠. 이에 대한 많은 논의가 필요합니다.”
지속가능경영원의 업무도 늘어났다. 대한상의 회원들을 대상으로 ISO 26000에 대한 교육과 홍보는 물론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작성과 검수, 검토위원회 운영과 관리 등도 지경원의 업무 영역이다. 또 사회적 책임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새로운 시장을 여는 것도 비즈니스의 한 모델로 구축할 수 있다.
“ISO 26000은 기존의 ISO와 달리 규제나 규격이 아니라 사회적 규범이자 기업의 책무죠. 소홀히 할 경우 기업활동에 장애요소가 될 것입니다. 기업들의 현명한 대처가 필요합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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