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이 지닌 기존의 생산 기반기술을 IT와 첨단 융합기술을 이용해 청정화, 친환경화시켜 나가는 것이 센터의 역할입니다. 친환경 청정기술은 곧 제품의 경량화와 불량률 감소로 이어지고 이것이 바로 녹색성장을 이루는 길이니까요.”
동남정밀에서 만난 김억수 박사(44)는 동남정밀 생산현장이 무척이나 친숙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다이캐스트 과제를 위해 수십차례나 동남정밀과 센터를 오갔다.
현재 울산 소재 생기원 친환경청정기술지원센터에 몸담고 있는 김 박사는 국내 다이캐스트 분야 1호 박사다. 울산을 비롯해 부산, 경남 등 동남권에는 다이캐스트 공법을 이용한 부품 제조업체가 두루 포진해 있고, 그래서 기업은 물론이고 기업지원기관까지 다이캐스트 전문가를 절실히 필요로 했다. 이는 그가 3년 전 친환경청정기술지원센터에 오게 된 배경이다.
지식경제부 우수제조기술연구소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이번 동남정밀과 생기원의 ‘고진공 다이캐스트 공법에 의한 자동변속기 밸브보디 개발’은 김 박사가 중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았다. 이와 관련, 김 박사는 “동남정밀은 밸브보디 생산 규모 세계 7위 기업이자 국내 밸브보디 업계를 선도하고 있기 때문에 기술 측면에서의 자체 맨파워는 이미 갖출 만큼 갖추고 있다”며 “그동안 여러 다이캐스트 기업과 함께 관련 기술개발 과제와 사업을 추진한 경험이 있어서 이번 동남정밀과의 과제는 추진 과정과 성과 달성까지 매우 순조로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대다수 중소기업이 모든 기술개발 및 도입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원해야 하는 것과 달리 동남정밀은 자체적으로 많은 부분을 알아서 했고, 생기원은 필요한 부문에 시기 적절한 도움을 주었을 뿐”이라는 말로 생기원의 역할보다는 동남정밀의 자체 기술력을 치켜세우려 애썼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중소 부품제조업체이 인력난 해소와 생산성 향상을 위해 신기술 개발에 목말라하고 있다”는 것이 현장에서 느낀 그의 생각이다. 김 박사는 “자동차 부품업은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산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3D업종으로 인식돼 인력 구하기가 어렵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 전반에 친환경 청정기술을 도입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생산현장에서의 생기원 역할을 몸으로 실천하고 있는 김 박사는 “일반적인 행정 지원이 아닌 직접적인 R&D를 지원하는 점에서 우리 센터의 역할은 다르다”며 “기업의 기술관련 애로사항이나 문제점을 현장에서 함께 찾고 지원하다 보면 새로 추진할 만한 신선한 R&D과제도 함께 도출된다”고 말했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