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C와 카시오, 히타치제작소 등 일본 휴대폰 제조 3개사가 합병을 마무리하는 내년 4월 이후 해외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
3개사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1%에 불과해 시장 파괴력은 미미하지만 차세대 이동통신기술인 롱텀에벌루션(LTE) 기술 개발에 집중할 방침이어서 우리나라 업체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3개사는 경비절감 등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공동출자회사인 ‘NEC카시오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공동출사회사의 자본금은 50억엔이며, 출자비율은 NEC가 70.74%, 카시오가 20.0%, 히타치제작소가 9.26%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3사의 일본 내 휴대폰 시장점유율을 합하면 20.2%로 샤프(21.8%)에 이어 2위로 부상한다.
3사는 해외 판매 비중이 20% 미만에 불과할 정도로 내수에 안주했던 방식에서 탈피해 초기부터 해외 사업에 집중할 방침이다. 오타케 아키토 NEC 부사장은 “통합법인은 차세대 이동통신기술인 LTE 기술 개발에 힘을 모으고, 각사의 해외 영업망을 활용해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NEC카시오는 2012년까지 휴대폰 해외 판매량을 500만대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수출 모델을 생산하는 곳은 카시오와 히타치제작소의 통합개발법인 카시오히타치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CHMC) 한 곳뿐이어서 NEC 주도의 휴대폰 생산설비 통합 등 전반적인 사업 구조개편이 이뤄질 전망이다.
CHMC는 미국의 버라이즌와이어리스와 우리나라 LG텔레콤에 카시오 브랜드로 휴대폰을 공급 중이다.
NEC카시오가 해외사업에 집중하겠다고 하지만 당장 내수 증대 효과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3사는 통합으로 한 모델당 약 100억엔(1340억원)인 개발비와 재료비를 절감할 수 있어 가격경쟁력이 높아진다.
다카기 메이토쿠 카시오 상무는 “휴대폰 고기능화에 따른 개발비용 상승은 회사의 경영압박 요인이 되고 있어 투자효율 개선이 필수”라고 말했다.
일본 휴대폰 시장엔 8개 토종 업체를 비롯해 10여개 브랜드가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이동통신사업자들이 판매 장려금 제도를 축소 또는 폐지하면서 지난 상반기 휴대폰 판매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이상 줄었다.
NEC카시오가 유통망 공동 활용은 물론이고 기술 공유 등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면 일본 내 시장 1위도 가능하다. NEC는 소형·초박화를 주도했으며, 히타치제작소는 평판TV분야에서 쌓은 고급 영상기술, 카시오는 카메라 기술에 강점이 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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