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성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린 TV홈쇼핑 사업자들의 해외실적이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사업 포트폴리오가 잘 짜인 선발사업자들은 세계 경기 침체에도 2분기 ‘실적잔치’를 벌인 반면 후발사업자는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경영실적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충칭과 상하이에 각각 합작법인을 설립한 GS홈쇼핑과 CJ오쇼핑은 지역 가시청 가구 수 증가와 판매방송 증편으로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실적 향상은 3분기에도 이어지면서 실적잔치로 표정관리를 하고 있다. 국내 TV홈쇼핑 시장이 장기 침체를 겪고 있지만 그래도 성장세는 지속되고 있는데다 해외사업 실적이 예상외의 매출을 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4년 업계 처음으로 중국 상하이에 ‘동방CJ홈쇼핑’을 개국한 CJ오쇼핑은 저장성 내 중상층 소비자들의 증가와 방송지역 확대로 매출이 급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2분기 거래규모가 393억원 이었던 것이 올해에는 968억원으로 146%나 증가했다. 올 2분기 영업이익도 지난해보다 123% 가량 늘어난 58억원을 달성했다. 회사 측은 3분기 실적 역시 가시청 가구 수 20% 증가와 판매방송 증편, 서비스 지역 확대에 힘입어 2분기 대비 20%, 전년 동기대비 30% 이상의 실적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장영석 CJ오쇼핑 홍보부장은 “동방CJ는 철저한 품질관리, 고객만족 서비스, 빠른 배송으로 깐깐한 중국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는 데 성공했다”며 “지난 3월 스타(STAR)그룹과의 제휴를 통해 이달 중순께 인도에서 홈쇼핑 첫 전파를 쏘는 등 CJ오쇼핑의 글로벌 사업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5년 중국 충칭에 ‘충칭GS쇼핑’을 설립한 GS홈쇼핑도 영업이익이 많이 증가하면서 흑자전환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이고 있다. 올해 2분기 거래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0% 가량 늘어난 56억6200만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3억9600만원 가량 적자를 기록했지만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7억9300만원과 비교하면 적자폭이 많이 줄어든 셈이다. GS홈쇼핑 측은 3분기 영업이익 확대를 위해 판매이익률은 높이고 송출수수료는 크게 줄이는 한편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해 흑자전환의 청신호를 켤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반면 올해 초 KBS아메리카와의 업무 제휴로 미국 시장에 진출한 농수산홈쇼핑의 해외 실적은 아직 부진하다. 60만명에 달하는 한인 교포를 상대로 방송을 진행하고 있지만 지금까지의 거래규모는 억 단위로 미미하다. 선발사업자인 GS와 CJ가 중국에 진출한 첫 해에 올린 30억원과는 비교가 안 되는 수준이다.
오연운 농수산홈쇼핑 ES본부장은 “미국법인은 아직 사업 초기로 터를 잡고 뿌리를 내리는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전체 매출액의 40%에 육박하는 송출수수료도 실적부진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택배기사들의 가정 내 방문을 꺼리는 미국사회의 정서를 반영해 LA 근교에 오프라인 매장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김동석기자 d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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