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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 2009’ 기간에 가장 분주했던 사람을 꼽으라면 LG전자 PDP 사업을 총괄하는 박종석 부사장과 삼성전자 컴퓨터시스템 사업을 맡고 있는 남성우 전무다. 그동안 국내 PDP와 PC 사업은 관심은 높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자체 경쟁력은 있으나 주변 환경이 뒤따라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운’이 없었다. 그러나 올해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수익 구조가 건실지고 제품도 찬사가 이어졌다. 새 각오로 다시 뛰는 두 사업부장은 독일 베를린에서 글로벌 콘퍼런스 개최, 바이어 미팅, 수출 상담까지 가장 바쁜 시간을 보냈다.
◆인터뷰-LG전자 박종석 부사장(PDP 사업부장)
LG전자 PDP 사업을 총괄하는 박종석 부사장은 “지난 1년 동안은 PDP 사업의 전열을 정비하는 시점이었다”며 “LG의 새로운 PDP 시대를 열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LG는 모듈과 TV사업부를 통폐합하고 일부 해외 공장을 정리하는 등 사업부를 전면 조정했다. 박 사장은 “해외 공장을 조정해 비용 구조를 개선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며 “덩치가 가벼워지고 내실을 다져 PDP 사업이 새로 도약할 수 있는 토대를 닦았다”고 말했다.
사업도 성장 궤도에 진입했다. 2분기를 기점으로 실적이 호전되는 등 탄력이 붙었다. 지난 1분기 400억원에 달했던 PDP 사업 적자 폭이 2분기 37억원까지 줄었다. 박 사장은“내년은 또 다를 것”이라며 “수익성이 높은 제품과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내년엔 판매량을 400만대로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올해 예상하는 PDP 판매량보다 100만대 가량 높아진 규모다.
“유럽, 중동·아프리카, 중남미 지역은 경쟁력 있는 50인치 이상 대형 제품에 집중하는 등 각 지역 소비자 성향에 맞게 하이엔드와 보급형 제품을 균형 있게 내놓을 계획입니다.”
박 사장은 “싱글 레이어 디자인과 에너지 감소 기술로 제품을 차별화하고 영화·스포츠 등에 강한 PDP TV 경쟁력을 알리는 대규모 캠페인을 진행해 진행해 PDP를 LG 알짜사업으로 올려 놓겠다”고 강조했다.
◆인터뷰-삼성전자 남성우 전무(컴퓨터시스템 사업부장)
IFA 2009 전시회에 출품한 수 많은 삼성 제품 중 빼 놓을 수 없는 게 넷북을 포함한 노트북이었다. 삼성은 올 상반기 유럽 10인치 넷북 시장에서 1위에 오르는 성과를 올렸다. 삼성 컴퓨터 사업부는 여세를 몰아 유럽 ‘빅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욕심까지 내비쳤다. 남성우 사업부장(전무)는 “유럽은 삼성 노트북 수출의 전초 지역”이라며 “유럽 PC 시장 판도를 바꿔 놓겠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 브랜드가 이제 유럽에서 에이서 등 글로벌 업체가 견제할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실제 유럽 PC 수출은 매월 최고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 지난해 판매량의 두 배 이상인 200만대를 달성했다. 유럽 지역서 전년 동기 대비 수량 기준 196%, 매출 기준으로 107%나 끌어 올렸다. 성공 스토리 주역은 ‘넷북’이었다. 남 전무는 “연말까지 300만대까지 바라보고 있다”며 “넷북으로 시장을 열었지만 프리미엄급 노트북 등 전 제품으로 상승세를 이어 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은 유럽 시장을 겨냥해 지난 8일 ‘울트라 씬(Ultra-Thin)’ 노트북을 내놓았다. 이번 전시회에서 초박형 노트북 시장에 초점을 맞춘 ‘X3 시리즈’를 공개했다. X시리즈는 HD급 동영상을 감상하기 좋은 엔터테인먼트 노트북으로 6셀 배터리를 지원하며 배터리 지속 시간이 9시간 달해 휴대성에 역점을 둔 모델이다. 남 전무는 “가격도 699유로에서 899유로 사이로 경쟁력을 갖췄다”고 자신했다.
독일 베를린=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