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기업 위기 극복을 위한 `스토리지 경제학`

 류필구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대표이사 pkryou@hyosung.com

 

 먹구름을 뚫고 쏟아지는 몇 줄기의 햇살이랄까. 오랫동안 전 세계를 짓누르고 있는 경제침체 속에서 최근 들어 다소나마 희망적인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 미국에서도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경기회복을 예고하는 정부나 경제전문가들의 견해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직은 갈 길이 멀다. 그간의 오랜 불황 속에 빠져 있던 경제가 제대로 원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의견이 여전히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불투명한 회복세는 특히 IT업계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가트너 보고서는 올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 IT업계 시장규모가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해 작년보다 3.8% 감소한 3조2000억달러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지금도 많은 기업이 지속되는 경제 침체 속에서 비용절감을 바탕으로 한 위기극복에 골몰하고 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대부분의 기업이 비용 절감이라는 핵심과제를 추구하면서 IT 투자도 줄여가는 가운데 오히려 위기 극복의 근본 해결책으로서 IT에 거는 기대는 더욱 높여간다는 것이다. 그만큼 IT를 향한 질적 요구사항도 날로 커지고 있어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는 ‘더 적은 것을 가지고 더 많은 일을 한다(Do more with Less)’는 명제가 대변하듯이 한정된 IT 예산과 자원으로 복잡해진 업무의 생산성 향상과 경제적인 운영방안을 위한 인프라 구매 과제 즉, 기업의 ‘비용의식(cost consciousness)’이 한층 강조되고 있다는 의미다.

 기업의 비용 의식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이 바로 스토리지 분야다. 불투명한 경제와는 대조적으로 계속 증가하는 데이터를 관리해야 하는 스토리지 관리자들은 훨씬 우수한 수준의 활용·보안과 유연성을 요구받고 있다. 이에 따라 전체 수명주기에 걸친 운영비용(OPEX)을 고려한 총소유비용(TCO)을 대폭 절감할 수 있는 고효율 스토리지 아키텍처의 필요성이 절실한 상황이다. 스토리지 벤더도 이러한 수요에 주목하고 활용도 극대화, 비용 절감, 이기종 스토리지 자산 개선, 관리 간소화, 데이터 보호 최적화 등을 통한 비용 절감형의 다양한 스토리지 솔루션을 내놓고 있다. 이른바 ‘스토리지 경제학’을 달성하기 위한 해결책으로서 주목받고 있는 것들은 다음과 같다.

 먼저, 기업 필요에 따라 데이터를 분류하고 쉽게 이동할 수 있는 계층형 스토리지는 매우 효율적이다. 즉 데이터 수준에 맞는 적절한 스토리지 유형에 저장되도록 해주기 때문에 불필요한 비용낭비를 예방해준다. 또 중복제거 기술을 비롯한 데이터 감소 기술 역시 효율성을 높이는 대표적인 방안이다. 이는 기존 비용을 10분의 1 수준까지 절감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로서 효율성 극대화에 크게 기여한다.

 다음으로 IT 업계의 핫이슈인 가상화 기술을 들 수 있다. 가상화는 사용하는 다수의 스토리지 자산을 중앙의 단일 스토리지 풀로 관리함으로써 효율성을 높여 비용 절감을 구현할 수 있는 방안이다. 그 밖에 기업의 오랜 골칫거리 중 하나인 사용하지 않는 스토리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이내믹 프로비저닝도 좋은 방안이다. 이는 사전에 할당된 스토리지 대신 애플리케이션이 사용을 예측하고 필요 시에만 매핑되도록 함으로써 활용도를 높인다. 또 다이내믹 프로비저닝은 스토리지 프로비저닝 프로세스를 단순화해 IT 관리자가 더 많은 양의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운영비용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생산성 증대에도 기여한다.

 경제침체 속에서 ‘스토리지 경제학’을 구현할 수 있는 이러한 방안이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은 IT 관리자의 비용의식 즉 스토리지 인프라의 비용절감 및 효율성 향상에 도움이 되는 확실한 가치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미 이러한 기술로써 비용 절감을 구현하는 기업도 있고, 계획 또는 실행 단계인 기업도 있다. 그러나 아무리 혁신적인 비용 절감 기술들이 나온다 하더라고 IT 관리자가 적극적인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기업의 비용절감 노력은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렵다. 자신이 속한 기업의 투자대비효과(ROI)와 TCO의 평가를 재검토하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실질적인 해결책을 끊임없이 추구해 나가는 투철한 주인의식을 가진 IT 관리자야말로 진정한 의미에서 스토리지 경제학을 담보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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