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 기술이 서버·데스크톱에 이어 모바일로 진화를 이어간다.
미국 VM웨어는 지난주 샌프란시스코에서 막을 내린 ‘VM월드 2009’에서 하나의 스마트폰으로 두 개 이상의 운용체계(OS)를 구동하는 모바일 가상화를 시연했다. 공식 행사에서 모바일 가상화가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VM웨어는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의 스마트폰용 개발 플랫폼 ‘줌(Zoom)’에서 스마트폰용 OS ‘MS 윈도 임베디드 CE’와 ‘구글 안드로이드’를 동시에 구동했다. 멀티 OS는 하나의 단말기로 완전히 다른 환경의 단말기 2대를 사용하는 효과를 제공한다.
현재 많은 기업이 스마트폰을 업무용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대부분 직원이 이를 개인용으로도 쓰고 있어 기업 및 개인정보 상호 유출에 대한 차단장치는 없다. 기업 입장에서는 스마트폰에서도 업무정보 모니터링 및 백업을 원하지만 개인 영역 침해를 우려하고, 반대로 직원들은 업무용 스마트폰의 제한된 환경 때문에 개인용 애플리케이션을 자유롭게 쓰지 못한다는 불만이 있다.
모바일 가상화는 하나의 단말기 상에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특정 OS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한다. 하나의 단말기를 완전히 독립된 두 대 단말기처럼 쓸 수 있기 때문에 업무 및 개인용 두 가지 모두 활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
다만 모바일 가상화는 단말기업체와 통신업체의 OS 및 애플리케이션 통제권을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실제 상용화까지는 넘어야할 벽이 많다. VM웨어도 이를 고려해 제조·통신업체와 충분히 협의한 후 상용화 시기를 정할 방침이다.
VM웨어는 협력업체에 대해서도 언급을 자제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업체와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VM웨어는 함구했다.
폴 마리츠 VM웨어 CEO는 삼성·LG와의 협력 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모바일 가상화는 현재 초기 단계다. 아직은 공식적으로 밝힐 만한 것이 없다”고 답했다. 모바일 가상화 개발을 담당하는 스리니바스 크리쉬나무티 디렉터도 “삼성·LG전자와 협력 여부는 밝힐 수 없다. 다만 여러 단말기 업체와 관련 기술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에둘러 말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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