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CIO 역할 어떻게 변화해야 하나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최고정보책임자(CIO)의 역할에도 큰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CIO가 과거처럼 단순한 IT인프라 총괄책임자 역할에만 머문다면 더 이상 존재의 의미가 없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기업의 가치를 창출하는 임원으로 변화하지 않으면 이젠 생존 자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컨설팅회사 대표들은 CIO 스스로가 경영진의 한 구성원으로 변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컨설팅회사 대표들은 무엇보다 CIO가 비즈니스 전략을 중심에 두고 IT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찬희 딜로이트컨설팅 대표는 “CIO가 지나치게 IT위주의 사고를 갖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기업의 경영전략을 이해하고, 전략 수립에 참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관점에서 일부 컨설팅회사 대표는 CIO는 기술자 출신이 아닌, 현업 출신이 맡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CIO가 프로세스나 기업 내부의 운영 영역으로 자신의 역할을 확장해 나가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인현 투이컨설팅 대표는 “CIO는 비즈니스 아키텍처를 책임지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CIO가 기업 내부의 프로세스를 총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국내 CIO 중에서는 최고프로세스책임자(CPO)를 겸직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기업 내부에서 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제외하면, CIO가 다른 임원에 비해 전사적인 흐름을 더 잘 꿰뚫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CIO는 전사업무의 애플리케이션에 관여하기 때문에 전사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이런 이유로 일부 기업에서는 CIO가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CIO의 역할 변화는 위상 변화와 맞물려 있다. 따라서 CEO의 의지와 기업 내부의 환경도 그에 걸맞게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 컨설팅회사 대표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가장 먼저 기업의 전략을 마련하는 주요 의사결정 회의에 CIO가 반드시 참석해야 한다. 그리고 CIO의 위상을 CFO 수준으로 끌어 올려줘야 한다. 일부 컨설팅회사 대표는 오히려 CIO는 IT시스템 운영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김영효 삼정KPMG어드바이저리 대표는 “CIO가 IT시스템 운영에 국한되지 않고 보다 가치있는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도록 CEO가 이를 보장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CIO 역할 변화는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고민이다. 영국과 홍콩 등 여러 국가에서 컨설턴트로 근무한 경험을 갖고 있는 나이젤 나이트 언스트앤영 아시안지역 어드바이저리 총괄리더는 “전 세계적으로 CIO에 대한 위기감이나 역할 변화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는 것은 공통된 현상”이라며 “이는 경영진들이 IT지출은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로 인한 효과가 무엇인지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그동안 CIO들이 IT를 기반으로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는 것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경로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CIO의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비즈니스부문과 IT부문이 함께 일할 수 있는 조직을 상설화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이 조직을 통해 기업 내부의 전사 전략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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