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2년만에 `왕의 귀환`

8월 수출품목 1위…IT경기 회복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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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가 2년 만에 우리나라 수출 품목 1위를 회복했다.

 글로벌 치킨 게임의 종막 선언이자, 본격적인 IT 경기 회복의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IT 수출 전략에 더없이 큰 힘이 실리게 됐다.

 1일 지식경제부가 집계, 발표한 ‘8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수출 규모는 28억8000만달러로 10대 수출 주력품목 중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비록 조선의 수출 격감에 따른 반사 1위기는 하나 반도체 수출은 감소폭이 급격히 줄면서 지난 2007년 9월 이후 계속 휴대폰, 자동차, 조선 등에 내줬던 1위 자리를 1년 11개월 만에 탈환했다. 지난해 9월 휴대폰에 월 단위 수출 규모를 추월당하며 내주었던 IT 품목 수출 1위 지위도 11개월 만에 되찾았다.

 반도체 수출의 강세는 단가 인상과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글로벌 반도체시장 구조조정 효과가 본격화하면서 하반기에는 일부 공급부족 사태까지 예상돼 연간 수출 1위 품목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수요가 세계 IT경기에 선행하는 지표라는 점에서 향후 경기 회복 시 우리 수출 산업의 가장 빠른 상승세도 예고했다.

 정만기 지경부 무역정책관은 “우리나라 수출 포트폴리오가 그만큼 다양하고 힘이 있다”며 “지난달까지 수출 품목 1위를 달려오던 조선이 전달 대비 무려 12억5000만달러나 수출이 감소했으나 이를 반도체가 다시 받쳐주는 상황을 시현했다”고 말했다.

 반도체의 1위 회복과 함께 휴대폰, 디스플레이 등 IT 삼총사의 수출 선전도 이어졌다. 디스플레이는 지난달 10대 주력 수출품목 중 유일하게 작년 동기 대비 수출증가세를 기록했다. 31.9%나 급증한 규모다. 22억2000만달러 수출로 상승세를 계속 유지했다.

 휴대폰도 작년 동기 대비 17.6% 감소한 24억4000만달러의 수출을 기록했지만, 삼성·LG 등 우리 업체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계속 높이고 있다. 경쟁국에 비해 가장 양호한 휴대폰 수출 실적을 내고 있다는 것이 정부의 분석이다.

 한편, 지난달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수출 291억달러, 수입 274억달러로 17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2월 이후 7개월 연속 흑자기조다.

 수출과 수입은 작년 동기 대비 각각 20.6%, 32.2%씩 감소했다.

 정만기 무역정책관은 “반도체, 장비 등의 수입감소세가 둔화되는 것은 향후 수출증대 및 경기회복에 긍정적 신호”라고 내다봤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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