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에서 대장은 아빠다. 하지만 아빠는 “뭐 먹고 싶니? 춥지 않니? 어디 가고 싶니?”를 집에서 가장 어린 아이, 가장 약한 아이, 가장 아픈 아이에게 묻는다. 가정의 행동 수준을 가장 약한 고리가 결정하는 셈이다. 결국 가족의 대장은 가장 어린 아이다.
가장 약한 것을 배려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대인관계에서도 센 사람보다 약한 사람이 먼저다. 정말 잘 해야 하는 사람에게 잘 하는 것보다 안 그래도 되는 사람에게 잘 하자.
높은 사람 앞에서는 고개를 하도 주억거려 앞통수밖에 안 보이다가, 경비원이나 서빙요원, 운전기사에게는 턱을 꼿꼿이 세우는 사람이 있다. 나보다 높으면 넙죽거리다가 나보다 약하다 싶으면 안면몰수하는 사람이다. 천박하고 비열하다. 굳셈을 탐내고 여림을 깔보니 측은하고 안타깝다. 이런 대인관계는 외양은 그럴싸하나 내면은 거북하다. 정말 대인관계를 잘 하는 사람은 마음을 나누는 사람이지 득실을 따지는 사람이 아니다.
정승 개 문상은 가도 정승 문상은 안 간다는 말이 있다. 건질 것이 있을 때와 챙길 것이 없을 때가 달라진다면 진정한 만남은 어렵다. 앞에서 웃는 것보다 뒷모습까지 바라볼 때 진심은 전해지고, 필요한 사람에게 넙죽거리는 것보다 필요와 상관없이 마음으로 배려할 때 그 진정성은 밝혀진다.
인생이 또 신기해서 예상했던 도움보다 예상치 않았던 곳에 귀인이 든다. 현재 가치로는 볼품없어 보일지 몰라도 언제 어떻게 미래에 은인이 되어 나를 도울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영화 ‘해운대’에서도 쌀쌀맞게 대했던 ‘호텔 수리공’ 덕분에 이유진(엄정화 역)은 엘리베이터에서 구출된다. 약한 고리를 챙기고 안 그래도 되는 사람에게 잘 하자. 대인관계는 줄서기가 아니라 돌보기다.
기업교육컨설팅 ‘파도인’ 대표 toptmr@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