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키패드 광원인 EL 소재에 주력하다 작년부터 터치패널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이엘케이가 업계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정전용량 방식의 터치패널을 양산하고 있는 이 회사는 사업 다각화를 추진한 지 불과 1년 남짓한 기간에 선발 업체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하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엘케이(대표 신동혁)는 지난 27일 모토로라와 229억원 규모 터치패널 모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앞선 17일 이 회사는 역시 같은 모토로라와 54억원 규모의 터치패널 공급 계약을 맺었다. 17일부터 27일까지, 열흘 남짓한 기간에 이엘케이가 수주한 터치패널 규모는 총 283억원.
납기 완료일이 가변적이어서 이 금액이 모두 연내 실제 매출로 발생할 지는 미지수지만 283억원은 이엘케이가 지난해 거둔 매출(약 350억원)의 81%에 해당하는 대형 물량이다. 또 최근 이 회사가 3개월 동안 벌은 매출(258억원)보다도 규모가 크다.
이엘케이가 터치패널에 본격 가세하게 된 건 작년부터였다. 이 회사는 2008년 6∼7월경 일본 업체를 제치고 LG전자 휴대폰에 터치패널을 공급하면서 부상하기 시작했다. 이엘케이의 터치패널 사업은 LG전자 휴대폰 쪽 의존도가 높았지만 올 들어 터치스크린폰 비중을 높이고 있는 모토로라의 물량이 가시화되면서 전체적인 외형 확대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이엘케이 측은 “2005년 휴대폰 키패드용 EL을 모토로라에 공급하면서부터 양사의 관계가 긴밀했다”며 “지금은 협력의 중심이 키패드에서 터치패널로 옮겨가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제 관심은 업계 1위인 디지텍시스템스와의 경쟁에 쏠리고 있다. 이엘케이는 지난 2분기 매출 258억원, 영업이익 43억원, 당기순익 7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에선 디지텍시스템스에 약 34억원 정도 뒤졌지만 영업이익은 같고 당기순이익에선 더 많은 실적을 보여 전체적으로 디지텍을 바짝 추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표 참조>
양사의 승부는 휴대폰 업계 성수기인 3, 4분기에 더 명확해질 것으로 보이는데, 삼성전자를 기반하고 있는 디지텍이 수성하게 될 지, LG전자와 모토로라를 등에 지고 있는 이엘케이가 실적 전 부문에서 역전하게 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LIG투자증권 최승훈 연구원은 “2분기 디지텍시스템과 이엘케이의 실적을 비교해보면, 매출액은 디지텍시스템이 많으나 영업이익은 비슷했다”며 “2009년 연간 실적의 경우, 이엘케이의 실적은 현재 추정치(매출 1115억원, 영업이익 171억원)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아 두 업체간의 실적 격차는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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