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부나 지자체·기업을 불문하고 모두 ‘녹색’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작년 8·15 경축사에서 저탄소 녹색성장을 국가적 어젠다로 대외적으로 천명한 바 있다. 그 이후 녹색을 말하지 않으면 시대흐름에서 소외당하는 분위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모두 녹색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붉은 색에 녹색을 덧칠한다고 녹색이 되는 것은 아니다. 붉은 색을 녹색이라고 말할 수도 없다. 저탄소 녹색성장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므로 그렇다면 제대로 녹색을 이야기하고 추진하자는 것이다. 이것은 저탄소 녹생성장이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중에만 존재하는 어젠다가 아니고 미래에도 지속돼야 할 패러다임이기 때문이다.
IT산업은 에너지소비 및 온실가스 다배출 산업이기 때문에 ‘그린’과 결합이 가장 필요한 분야 중 하나다. 그린과 IT가 만남으로써 IT제품의 저전력 생산과 사용, 저에너지 소비 IT, 친환경에너지 개발이 가능해진다. 저탄소 녹생성장이 선택이 아닌 필수인 것과 마찬가지로 그린 IT도 필수여야 한다. 이것은 유럽이나 미국, 중국, 일본 등을 중심으로 수입제품에 대해 친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우리나라와 같이 수출위주의 국가에서 IT를 신성장동력화하기 위한 발빠른 대응이기도 하다. 국내 IT 제품의 전력 소비량이 총발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IT 제품들의 증가속도를 고려하면 점점 늘어날 것이므로 IT가 전기 먹는 산업이라는 오명을 벗고 경제활성화에 기여하는 방법도 그린IT인 것이다. 정부도 그린IT를 신성장동력화하겠다는 목표를 추진하기 위한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린 IT에 의해 산간도서벽지에서도 만성질병에 대한 원격진료(u헬스)가 가능해지고, 양질의 원격교육(e러닝)을 실시할 수 있다. 특히 원격교육은 갈수록 증가하는 사교육비로 인해 고통받는 서민을 위한 한 해법이 될 수도 있다. 그 외에 클라우드 컴퓨팅, SaaS도 그린IT에 의한 결과다.
u시티나 유비쿼터스 정부는 그린 IT를 기반으로 할 때 진정한 친환경도시와 친환경정부가 되는 것이다. 내가 대표로 있는 저탄소녹색성장국민포럼에 녹색성장정책분과, 신재생에너지분과, 에너지효율분과에 이어 그린IT분과를 신설해 정책적 대안과 방향 및 국가적 지원을 끌어내기 위한 토론을 해보고자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린 IT가 IT의 필수적인 발전방향이므로 기업도 그린 IT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이것을 토대로 지속가능한 경영전략을 짜야 한다. 국가는 기업이 녹색기술 개발에 앞장설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과 애정을 보여줘야 한다. 일자리는 결국 IT 기업과 같은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에서 만들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린 IT가 IT산업의 발전을 위해 필수적인 것이라면 도시도 그린과 반드시 결합돼야 한다. 최근 김수홍 인천대교 대표를 만나 인천에 대한 미래상과 함께 그린시티에 대한 많은 아이디어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물론 우리나라 지자체를 비롯해 세계 각국 도시에서 그린 시티에 대한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에너지효율성 제고, 환경 등과 결부시켜 건물을 건축하는 정도에 그치고 도시 전체라는 공간적 활용 차원에서는 미흡한 면이 있다. 도시 전체의 가치를 높이는 큰 틀에서의 계획이 부족한 것이다. 이에 대한 좀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원희룡 국회의원 heeryong@happydrago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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