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점에 가면 닌텐도를 다룬 책들이 많이 나와 있고 찾는 사람도 제법 많다. 2004년에 휴대용 게임기로 출시한 ‘닌텐도DS’와 2006년에 가정용 게임기로 출시한 ‘닌텐도 위(Wii)’가 전 세계적으로 각각 1억대 이상 판매되었다고 한다. 영국에서는 엘리자베스 여왕이 닌텐도 위로 볼링 게임을 즐기고 있다고 한다. 닌텐도는 이러한 판매 실적에 힘입어 7조엔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이 정도만 보더라도 닌텐도를 21세기 초의 대표적인 IT업체로 부르기에 무리가 없을 듯하다. 그 위상이 이렇게 높다 보니 대통령이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닌텐도 같은 게임기 개발에 만전을 기해 달라”는 당부를 하기도 한다. 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인 삼성전자의 최고 경영진이 닌텐도 개발 현장을 학습하기도 한다.
게임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게임시장은 2010년에 전 세계적으로 118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 중 70% 이상을 콘솔 게임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주도적인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콘솔 부문에서 경쟁력이 매우 취약하다.
반면에 세계 게임 시장의 8.4%를 점유하고 있는 온라인 부문에 있어서는 급격한 성장을 이루어 세계 온라인 게임 시장의 34.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한국 온라인 게임의 이용자가 전 세계적으로 5억명을 넘었다. 실제 넥슨의 ‘던전앤파이터’는 동시 접속자 수는 200만명을 돌파했고, 엔씨소프트 ‘아이온’의 중국 유료 가입자 수는 100만명을 돌파했다. 연일 관련한 기록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고무된 정부는 게임 산업 구조 개선과 글로벌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오는 2012년까지 36억달러의 해외 수출과 연평균 35%의 성장을 이끌어 한국을 세계 3대 게임 강국으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생기는 것처럼 2000만명으로 집계된 국내 온라인 게임 이용자 수는 더 이상 늘지 않고 있다. 향후 성장률 역시 차츰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성장률 둔화로 인해 업체 간 경쟁은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대형 업체 중심으로 시장 집중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중소 업체 간 인수합병(M&A)도 확산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2007년 미국 일렉트로닉아츠(EA)의 투자를 시작으로 자본력이 뛰어난 해외, 특히 중국의 게임 업체들이 국내 업체를 인수하거나 투자하는 방식으로 국내 시장에 진출하려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온라인 게임 인프라와 사용자 수가 많은 우리나라를 온라인 게임의 테스트베드로 활용하기 위한 해외 업체의 진출도 늘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세계 게임 시장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애플이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를 이끌었던 리처드 테버샴을 영입하고, 닌텐도 게임기에 적용되고 있는 그래픽 프로세서를 개발한 AMD로부터 엔지니어도 영입하는 등 게임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이외에도 세계 각국이 21세기형 지식 산업으로서 게임 산업에 막대한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좁은 내수 시장의 한계와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온라인 게임마저도 치열한 글로벌 경쟁 체제로 돌입한 상황에서 정부가 천명한 의욕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최근 분당에 설립된 ‘글로벌 게임 허브 센터’ 등에서 하드웨어를 지원하는 것도 꼭 필요하지만, 관련 부처가 국내 게임 산업의 세계화를 지원하기 위한 전략을 체계적으로 수립하고 글로벌 시장 진입과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지원 시스템을 정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 게임 산업에 참여하는 인재 풀의 저변을 확대할 수 있는 정책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정부와 게임 업계가 공동으로 핵심인재 양성센터를 운영하거나, 전 세계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게임 올림픽 대회 개최를 후원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을 것이다. 업계에서는 새로운 아이디어의 적극적 창출을 위해 전국의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을 대상으로 게임 아이디어 콘테스트를 개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아직 절대 강자가 없는 기능성 게임 분야에 인력과 기술, 자본이 흐르도록 통로를 구축하는 작업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게임의 롤 플레이 기능을 활용한 영어 학습용 게임의 개발처럼 교육, 국방, 의료 부문에서의 기능성 게임 개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수요를 창출하고 기술 개발을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메이저 게임 업체들이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 아래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개발 거점을 현지화하고, 중소 개발 업체들이 현지 게임업체와 공동으로 게임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지원하는 시스템의 구축도 필요하다. 단순 개발 업무는 글로벌 소싱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므로 이제 업계 내 교육의 포커스가 글로벌 경영능력 및 마케팅, 프로젝트 관리 능력 강화에 맞춰져야 할 것이다.
jbyoon@sam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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