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대한 중국시장 진출은 모든 IT업체에 가장 입맛 당기는 실체이자, 유혹 그 자체다. 그래서 IT 버블 당시 많은 업체가 보따리를 싸들고 중국시장을 노크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가지고 간 돈마저 다 털린 채 알거지가 되어 돌아온 업체가 대부분이었다.
2009년 여름, 또 한번 대규모의 중국시장 진출을 위한 노크가 시작됐다. 그것은 다름 아닌 한국의 대표 아이템인 LCD 패널이다. 중국의 TV시장이 폭발하면서 LCD 패널 수요가 증가하고, 대형 LCD 패널에 대한 자국 생산요구가 늘어나면서 디스플레이 선진국인 한국에 눈짓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성장 잠재력을 고려할 때 중국정부의 자국 내 산업보호 의지는 더 강화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재 기술이 없는 중국으로선 개발보다는 유치에 승부를 걸었다. 지원 이후 예상되는 순서는 강력한 규제다. 높은 관세로 자국 제품에 대한 철저한 보호로 우리나라 업체들에는 넘기 힘든 시장이 될 것이 뻔한 일이다.
중국이 요구하는 기술은 7세대급 이상이다. 현행 산업기술유출방지법에 의하면 7세대 기술은 유출이 금지된 기술이다. 하지만 우리가 막는다고 넘어가지 않는 기술이 아니다. 이미 중국정부의 의지를 간파하고 일본 샤프는 중국정부와 구체적인 협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머뭇거리다간 LCD 패널의 중국시장 진출의 길이 막히고, 지원도 받지 못할 다급한 상황에 처할지 모를 일이다.
중국과의 사업협력에 고개를 먼저 설레설레 흔드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이는 중국을 너무 모르고 덤벼들었기 때문이다. 이미 상용화돼서 양산되고, 우리가 아니어도 넘어갈 기술이라면 중국정부의 지원도 받고 관세혜택을 누리며 진출할 길을 택해야 한다. LCD 패널업체들의 중국시장 진출은 기술유출이 아니라 기술거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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