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폼 베개가 나온 후로는 일반 베게는 잘 사용을 안한다. 어깨부터 목까지 딱 밀착된 느낌도 좋고 원래 모양대로 다시 되돌아가는 것도 감격스럽다. 메모리폼 베개처럼 외부의 압력을 받고서도 원래대로 감쪽같이 되돌아가면 얼마나 좋을까. 사람도 고통을 치른 후 다시 원형으로 빨리 회복하는 메모리폼 기능이 있었으면 좋겠다.
복원력 하면 고무줄과 오뚜기가 떠오른다. 다만 고무줄은 제 몸에 따갑게 공격을 해대고 오뚜기는 기우뚱거리다 겨우 중심을 잡는다. 흔적 없이 원래대로 되돌아가는 메모리폼 베개는 마술 같기는 하지만 흉내내기 어렵다. 차라리 약간의 흔들림은 있지만 그래도 제 모습을 찾는 고무줄과 오뚜기가 더 인간적이다.
실연당하고 혹독하게 치르는 몸살이 없으면 그 사랑이 의심스럽고, 원고 마감 후에 움푹 패인 다크서클이 없으면 그 원고가 좀 미심쩍다. 충분히 치러내야 멋지게 회복할 수 있다. ‘모든 것은 지나가리라’라고 했지만 인간사가 녹록지 않아서 가만히 있어도 흔적 없이 잽싸게 지나가지는 않는다.
어떠한 역경을 만나도 금방 원래대로 회복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래도록 슬럼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실연 한번 당하고 이 세상 모든 남자를 싸잡아 사기꾼으로 몰아세우는 사람도 있고 다시 새롭게 사랑을 시작하는 사람이 있다. 부도 한번 맞고 사업이라면 경기를 일으키는 사람도 있고, 훌훌 털고 일어나 재기하는 사람도 있다. 작은 충격에도 깨져버리는 유리그릇보다 안 깨지는 접시가 가격도 비싸고 인기가 좋다.
복원력은 엄청난 경쟁력이다. 외부 스트레스를 안으로 보듬어 강한 내성을 키우는 게 복원력이다. 원래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돌아가서 전보다 더욱 강해지는 것이 복원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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