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IT문화 이제는 학교다] (157)종합편성채널

　지난 7월 말 대한민국 국회는 매우 시끄러웠습니다. 미디어법 통과를 둘러싸고 여야 국회의원들이 싸움을 벌였기 때문이죠. 난투극 수준의 활극이 벌어진 이후 미디어법은 통과됐습니다. 여야가 미디어법 통과를 둘러싸고 싸움을 한 이유는 여러 가지지만 핵심 중 하나는 ‘종합편성채널’의 소유지분 문제입니다. 여당은 신문과 대기업이 종합편성채널을 가질 수 있게 했구요. 야당은 이들이 종합편성채널(일명 종편)을 가지게 되면‘전가의 보도’가 될 것이라고 극렬 반대했습니다. 그렇다면 종합편성채널이 뭘까요. 도대체 종합편성이라는 것이 뭐기에 야당은 국회의원직까지 내 던지며 종합편성채널에 대한 신문과 대기업의 소유를 반대했을까요. 지금부터 종합편성채널에 대해 자세히 알아봅시다. 종합편성채널을 알아보기 전엔 그것의 허용을 담은 미디어법부터 살펴봐야 합니다.

Q. 미디어법이 무엇인가요?

A: 미디어법은 정식 법안은 아닙니다. 방송법·신문법·IPTV법 등 신문과 방송에 관련된 3개 법안을 통칭해 편의상 불렀던 것이죠. 정부, 여당은 방송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키운다는 의지로 신문과 방송 간 존재했던 칸막이를 걷어내려 했습니다. FOX 등 외국처럼 신문, 방송, IPTV와 같은 복합 미디어를 소유한 미디어그룹을 만들기 위함이죠. 그래서 이들 법안의 개정을 추진했습니다. 신문이 방송을 소유하고 또 대기업이 방송을 소유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렇게 하려면 한 개의 법안만 고쳐선 안되죠. 이에 3개 법안이 동시에 개정된 것이고 이를 언론 및 사람들은 미디어법이라고 불렀습니다.

Q. 그렇다면 종합편성채널은 어느 법안에 담겨 있나요.

A. 종합편성채널은 사실 신문법을 제외한 2개 법안에 다 담겨 있습니다. 종합편성채널이 방송 사업자에 해당하기 때문에 신문은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죠. 종합편성채널이란 보도, 교양, 오락, 스포츠 등을 편성할 수 있는 방송 채널입니다. 이는 케이블TV(위성방송 포함)에서만 방송하고 24시간 방송하며 중간광고도 허용된다는 점이 기존 지상파 방송과 다릅니다. 한편, 케이블TV나 위성방송에서 방송되는 채널은 모두 보도, 오락 등 특정 분야만 방송하는 전문편성채널입니다.

Q. 종합편성채널이 왜 중요한가요.

A. 앞서 말했듯 종편 채널의 경우 모든 장르의 콘텐츠를 편성할 수 있는 만큼 잘만 하면 지상파 방송국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란 예측 때문입니다. 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 기관은 종편의 경우 케이블, IPTV 등 각종 미디어가 의무 전송하게 하는 방법을 강구 중입니다. 조기 시장 안착을 위해서죠. 이렇게 되면 종편 채널은 지상파 방송국과 정면승부를 벌일 수 있을 전망입니다. KBS, MBC 등 지상파 방송국이 지금 가지고있는 영향력은 바로 종합편성에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 채널에서 뉴스, 드라마, 버라이어티 등이 한꺼번에 하는 건 엄청난 장점이죠. 이런 영향력 때문에 조·중·동 등 신문과 대기업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죠.

Q. 어떤 기업이 종합 편성채널을 하고 싶어하나요.

A. 22일 통과된 미디어법에 따르면 신문사와 대기업은 30%까지 종합편성채널의 지분을 소유할 수 있고 IPTV는 49%까지 가능합니다. 물론 신문사와 대기업이 아닐 경우 1인 기업 소유 한도가 40%에 달하기 때문에 이 정도 수준에서 모든 기업에 종합편성채널을 가질 자유가 허용됩니다. 방통위는 이달 종합편성채널 허가 기준을 마련한 뒤 연내 3개 정도의 채널을 허가한다는 방침입니다. 이럴 경우 지상파와 유사한 기능을 가지는 채널이 추가로 생기는 것이죠. 현재 종합편성채널을 두고 물밑 경쟁이 한창입니다. 조·중·동 등 신문은 물론이고 현대백화점, CJ그룹, 태광그룹 등이 종편 채널 진출에 이름이 오르락내리락 합니다. 물론 아직 결정된 것은 없지만 이들 기업은 직간접적으로 콘텐츠 사업에 유관된 업체들입니다. 실제, 최종 종편 사업자도 콘텐츠에 관심을 가진 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콘텐츠가 왕’이라는 수식어는 종편채널에도 유효합니다.

한정훈기자 exist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