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기업] 인터뷰 - 윤철주 우리이티아이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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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나은 빛, 더 나은 삶(Better Light, Better Life)’

 윤철주(56) 우리이티아이 회장이 기업 경영의 비전으로 삼고 있는 슬로건이다. 윤 회장은 “영원히 꺼지지 않는 밝은 빛을 지향하는 것이 우리이티아이의 경영 목표이자 사업 방향”이라며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은 빛의 진화를 통한 고객 가치 향상이었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우리이티아이가 전세계 LCD용 광원 시장에서 일본의 전통적인 아성을 무너뜨리고 당당히 선두에 올라섰지만, 그동안 성장 가도는 순탄치 않았던 게 사실이다. 우리이티아이의 모회사인 우리조명을 국내 선두권 조명 업체로 안정화시킨 지난 2000년이었다. 당시 윤 회장은 한국에 중국산 조명 제품이 범람하기 시작하자 결단을 내린다. 기존 조명 사업의 근거지를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동시에, TFT LCD라는 새로운 시장에 도전장을 내기로 결심했다. 지난 2000년 우리이티아이가 설립된 계기다.

 그는 “당시 CCFL은 형광등을 압도하는 간결함과 광 효율로 ‘부르는 게 값’일 정도의 첨단 제품이었다”면서 “전세계 시장도 해리슨·NEC 등 일본 업체들이 사실상 시장을 독점하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핵심 원천인 설비 기술을 일본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했던 것은 물론이고, 양산에 필요한 최소 생산 라인을 만드는데만 당시 돈으로 100억원이 넘게 들었다. 중소 기업으로선 모험일 수밖에 없던 일이었다. 사방팔방으로 뛰었던 윤 회장은 마침내 은행권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냄으로써 ‘실탄’ 확보에 성공했다. 이제 남은 일은 기술 도입. 그는 이듬해인 2001년 CCFL 선두 업체였던 일본 NEC와 기술 합작에 성공한다. 여기서 윤 회장 특유의 승부사 기질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그는 “설비와 기술 도입 협상을 진행하던 당시 NEC가 터무니 없는 수준의 로열티를 요구하는 등 기술 후진국의 중소 기업으로서 겪은 설움도 컸다”면서 “배수진의 각오로 협상 막판에 새로운 계약 조건을 제시해 결국 성사시키게 됐다”고 떠올렸다.

 CCFL 양산에 성공한뒤에도 어려움은 적지 않았다. 품질·가격 경쟁력을 일본 업체들과 대등한 수준으로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윤 회장은 “지난 2003년 EEFL을 개발할때까지는 모든 임직원들이 거의 밤낮을 가리지 않았다”면서 “할 수 있고 해야만 한다는 각오로 기술 개발에 전념한 것이 결국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지금의 성공에 만족하지 않는다. 차세대 광원으로 주목받는 발광다이오드(LED) 사업을 이미 5년전부터 준비해왔다.

 그는 “외산 소재를 수입해 단순 조립하는 사업 모델로는 부품 시장에서 승부할 수 없다”면서 “CCFL에 이어 LED 사업도 핵심 원천 기술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경쟁력을 다져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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