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에 휴가철이 되면서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난다.
매일 회사 업무에 쫓겨 아이들과 함께할 시간이 적었던 아버지들이 자녀에게 다가가기 좋은 시기다. 하지만 우리의 아버지들은 방에서 게임에 몰두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모른다. 아버지는 게임에 빠진 아이가 자신을 귀찮아 하지 않을지 조심스럽다. 함께 캠핑을 가고 싶어도 거절이 두려워 말도 못 꺼내는 아버지는 휴가가 두렵다. 이런 아버지들에게 해법을 제시하는 책이 있다.
게임 개발사인 그라비티에서 개발팀장을 하고 있는 차영훈씨(35)는 게임을 만드는 현장 전문가의 눈으로 도대체 요즘 아이들이 왜 게임에 열광하는지 분석해 ‘게임을 알아야 아이와 통한다’는 책을 냈다.
“많은 부모가 언제나 내 품안에 있을 것 같았던 아이들이 말을 걸지 않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또 아이들에게 게임하지 말고 공부하라는 말 외에는 더 나눌 말이 없지요.”
차씨는 게임 회사에 근무한다는 이유만으로 많은 선배와 동료, 친척들에게 “우리 아이 좀 어떻게 해봐” 하는 불평과 원성을 들으면서 부모에게 게임의 모든 것을 알려줄 필요성을 느꼈다.
“교육학자나 심리학자들이 쓴 이론적인 책은 많았지만 부모들이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은 없었습니다. 지금 시대의 모든 아이가 게임을 합니다. 심지어 게임 속 캐릭터 레벨이 현실의 친구 사이에서도 영향을 끼칠 정도지요.”
그는 아이들이 게임을 하는 것을 더는 막을 수 없는 현실에서 부모가 게임을 아는 것이 답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란 말처럼 게임을 제대로 알고 아이와 함께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GG 파파가 돼야 합니다. GG란 ‘Good Game’의 줄임말로 게임을 마친 후 채팅창에서 상대방에게 게임을 잘했다고 하는 인사지요. 게임을 할 줄 아는 젊은 아빠를 GG 파파라고 부릅니다.”
그는 GG 파파들은 게임을 통해 더 가까워진 아이들에게 인생의 지침을 가르치고 교감을 나눈다고 설명했다.
차 팀장은 “많은 부모님가 맹목적으로 아이가 게임을 하면 혼낸다”며 “게임 자체를 막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시간을 넘겨 게임을 하면 이를 꾸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가 실제로 게임을 하지 않더라고 옆에서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아이들과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차 팀장은 “이 책은 게임에 빠진 아이에게 게임을 못하게 하는 방법을 쓴 것은 아니다”며 “어떻게 하면 아이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을지 고민한 결과를 담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언젠가 아이들이 게임보다 아버지가 더 재미있다는 것, 세상에는 더 재미있는 것이 많다는 것을 깨닫는 날이 오기를 소망한다며 활짝 웃어보였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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