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판매한 승용차가 운행도중 시동이 꺼지는 결함이 다수 발생하면서 운전자들이 사고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특히 주행 중 시동이 꺼지는 현상은 대형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심각한 결함에도 불구하고 현대기아차 측은 차량 교환과 같은 적극적 대응보다 정비소를 통한 수리로만 일관하고 있어 고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자동차소비자연맹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서만 이 같은 시동꺼짐 차량에 대한 신고 건수가 10여 건을 넘어서고 있다.
지난달 아반떼HD S16을 출고받은 최 모씨는 이달 초 유원지 언덕에서 내려오던 중 시동이 갑자기 꺼져 주차된 다른 차를 부딪치는 사고를 당했다. 최씨는 “경사도 있고 길도 좁아 가속페달은 밟지 않고 변속기를 D로 해놓은 상태에서 운전했다”며 “앞쪽에 정차 중인 차가 있어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이미 시동이 꺼져버려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씨는 즉시 현대 측에 연락을 취했지만 현장을 방문한 현대 측 직원은 차에 전혀 이상이 없다고 설명이다.
또 다른 최모씨는 수동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시속140㎞로 주행하던 중 시동이 꺼지는 경험을 했다. 이미 이 같은 현상이 여러 번 있었지만 현대 측은 차량 교환을 해 주는 대신 수리하라는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
김 모씨는 지난해 7월 구입한 로체 이노베이션 차량이 지난 4월부터 주행 중 시동이 꺼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수리 이후에도 같은 현상이 두 차례 더 발생했다. 김씨는 “소비자보호법에도 1년 이내 차량이 3회 이상 수리를 했음에도 동일한 하자가 발생할 경우 교환이 가능하도록 돼 있지만 현대기아차 측은 교환은 어렵다고 발뺌을 하고 있다”며 “교환을 하고 싶으면 소송을 하라는 게 현대 측의 주장”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에 로체 이노베이션 차량을 구입한 황모씨 역시 출고된 지 불과 100일 만에 4번의 시동꺼짐 현상을 경험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 측은 차량 교환 등 운전자들의 요구에는 미온적으로 일관해 대기업으로서 책임 경영을 소홀히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에 대해 현대기아차 측은 “실제로 동일한 차량의 시동꺼짐 현상이 3번 이상 반복 발생했다면 차량을 교환해 주는 것으로 안다”며 “차량 교환이 안 된 것은 사안별로 교환대상 결함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부 정비소 측에서도 전자화된 차량의 시동이 갑자기 꺼진데 대해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사실상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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