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반가운 시스템반도체 상생 협력

　우리나라 양대 전자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손을 잡았다. 삼성전기·LG디스플레이·SK텔레콤·SK텔레시스·팬택·셀런 등도 이 대열에 가세했다.

　수요자인 대기업과 공급자인 팹리스 전문기업이 제품 개발을 위해 협력하기로 한 것이다. 대기업과 대기업,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간 상생의 의미를 갖는 이 같은 협력은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 역사에 처음이다.

　협력의 요지는 시스템반도체 기업은 팹리스 제품의 성능평가와 구매 노력을 펼치고 팹리스 기업은 시스템 기업 및 부품기업이 요구하는 규격과 성능을 만족하는 시스템반도체 개발에 나서자는 것이다.

　이번 협력은 그래서 상생 이상의 의미가 있다. 계획대로라면 메모리 중심의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불균형이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은 물론이고 장기적으로 국가 산업의 개조에 버금가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휴대폰과 디지털TV 분야에서 우리 기업, 우리나라의 위상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시스템반도체의 발전 없이 더 이상의 발전을 기하기는 어렵다. 그런 점에서 백우현 LG전자 사장이 “시스템반도체 없이 시스템산업을 키우겠다는 것은 자동차 회사가 엔진기술 없이 회사를 키우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한 언급은 곱씹어볼 만하다.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이 미래를 위한 협력 관계를 맺고 기업의 이익은 물론이고 국가발전에 나서겠다는 것은 미래의 먹거리를 확보한다는 차원에서도 반길 만하다. 과제는 이의 실행을 지속적으로 담보할 수 있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의지다. 기업 역시 이런 협력이 선언으로만 끝나지 않고 장기적으로 해당기업은 물론이고 국가발전으로 이어져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