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산업 `빅뱅`] ②크로스 미디어 플랫폼 탄생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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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계가 무너진 미디어 시장엔 여러 형태의 합종연횡이 예견된다.

 신문과 방송 간 결합과 함께 새로운 미디어법은 케이블·IPTV 등 유료방송사업자에게도 제휴를 허락했다. 종합편성채널·보도전문채널 등을 신규로 가지지 않아도 지분의 교차 소유만으로 새로운 시장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에 따라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을 소유하기 위한 미디어사업자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미디어는 많지만 이를 볼 수 있는 시청자는 그대로인 탓이다.

 탄생이 예상되는 크로스 미디어 플랫폼 형태는 △케이블사업자(SO)-지상파방송사 △IPTV-지상파·케이블방송사 △신문-케이블·지상파방송사 등이다.

 ◇SO와 지상파방송사=방통위는 22일 미디어법이 통과된 후 시행령을 개정, SO와 지상파가 상호 진입할 수 있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SO와 지상파의 결합은 크로스미디어에서도 가장 현실성 있는 구도다. 현재 뛰고 있는 방송사업자인 만큼 시너지가 더 클 수 있다는 판단이다.

 SO 중에서도 5대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로 불리는 티브로드·씨앤앰·CMB·HCN·CJ헬로비전 등은 지상파를 가질 수 있는 저력이 있는 사업자다. 다만 MBC 자산가치가 3조원 정도이므로 법이 허용한 10%를 가지려해도 3000억원 이상은 필요할 전망이다.

 MSO에선 티브로드(22개 권역)와 CJ헬로비전(14개 권역), HCN(10개 권역) 정도가 지상파 인수 여력이 있다. 연 매출액이 5000억원이 넘고 소유 SO도 지역별로 블록화돼 있어 교차 소유에 따른 시너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티브로드는 수원·부천 등 경기도에 점유율이 높아 OBS와의 결합 시나리오가 나돌고 있고 CJ헬로비전은 부산에 연고를 가진 KNN과의 제휴를 예상해 볼 수 있다. 여기에 지역신문까지 합치면 해당 권역에서의 영향력은 상상 이상이다. 물론 해당 회사들은 아직까지 관련 시나리오를 부인하고 있다.

 ◇IPTV-지상파·케이블방송사=IPTV사업자와 지상파 간 결합도 예상할 수 있다. 현재 IPTV사업자인 KT·SKT·LG데이콤은 IPTV만을 살릴 뿐 다른 플랫폼에는 관심이 없다고 하지만 속내는 다르다.

 기업 자본의 지상파 진입이 허용된 상황에서 지상파의 확보는 IPTV의 경쟁력까지 높여줄 수 있다. 인수까진 아니더라도 지분 참여로 협업은 고려해 볼만하다. 특히 IPTV 서비스 확대를 위해 콘텐츠 확보가 중요한 상황에서 초대형 CP로 볼 수 있는 지상파는 매우 매력적일 수 있다.

 현재 국내 대기업 중 지상파 인수가 예견되는 기업은 대부분 통신사다. KT는 몇 년 전부터 콘텐츠업체를 사들이며 ‘플랫폼(IPTV)과 콘텐츠(프로그램)’가 결합된 대표적 통합 방송사업자로 인식되고 있다. 케이블PP 온미디어 인수설이 나돌았던 SK텔레콤도 지상파의 주인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인수합병(M&A)으로 사세를 키워온 SK는 경영권 행사까진 아니더라도 지분 인수로 플랫폼 확장에 나설 수도 있다. 이와 함께 SO와 IPTV 간 크로스도 IPTV에선 반기는 시나리오다. SO가 가진 지역 네트워크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신문-지상파·케이블방송사=방통위가 바라는 ‘글로벌 미디어기업’에 가장 근접한 모습이다.

 ‘뉴스코퍼레이션’과 ‘타임워너’가 정확이 이 형태를 취하고 있다. 신문(뉴욕포스트·더타임즈), TV방송(폭스네트웍스·아시아스타), 위성방송(스카이 이탈리아) 등이 결합돼 있다. 뉴스코퍼레이션은 케이블SO 폭스케이블도 가지고 있다. 타임워너는 케이블TV와 신문 결합의 전형적인 형태다. 플랫폼은 아니지만 TNT·HBO 등 케이블 채널과 타임·포천 등 인쇄매체가 이들이 가지고 있는 크로스 미디어다.

 현재 조중동 등 국내 대부분 신문사는 종합편성채널에 관심이 있지만 지분 소유로 지상파·케이블방송 소유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신문사들은 디지털 전환 이후 허가될 MMS로 지상파 시장에 신규 진출할 시나리오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HD채널을 SD로 쪼개면 같은 주파수에 최대 4∼5개 방송을 추가 전송할 수 있다. 신규 방송사 허가와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방통위 관계자는 “MMS는 디지털 주파수가 주는 기술적 선물이지만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아 허가 등을 논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정훈기자 exist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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